봄 오면 당신이 오실까

봄 와도 당신은 안오실까

봄은 어김없이 오고

당신은 인연대로 오고


그래도 봄 오면 좋겠네


아직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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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m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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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잘 쉬었다. 연말까지 과로와 야근에서 해방되어 진짜 푹 쉴만큼 쉬었고 소파와 혼연일체가 되어 내가 소파인지 소파가 나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가끔 나가서 사람을 만났고 황당하고 열받고 슬픈 일도 겪었지만 크게 감정의 동요가 없었다.

23일에는 정화가 이사를 하고 일부 살림을 가져왔다. 24일에는 겸이의 백일을 축하하는 가족 모임이 있었다. 25일에 면접을 보고, 28일에 2차면접을 보고서는 2월부터 다시 직딩이 되었다. 쉬면서 딱 한군데 지원을 했고 붙어서 다닌다. 승률 백프로 달성. 필요한 만큼만 움직이는 삶을 살기로 했다.

고광용 박사와 진실언니, 하남석박사님을 만났고 서연이, 찬영이네 가족과 수진이 은미네 가족도 만났다. 돌아보니 많이 만났네 ㅎ 조곤조곤 잘 돌아다녔다.

날씨는 한 번 매우 혹독했고 혹독한 날씨만큼 몸과 마음도 고생을 했다. 보일러 온수가 두 번이나 얼어 엄마가 고생을 많이 했다. 내가 쉬는동안 엄마는 단 한 번도 걱정을 하지 않았다. 엄마의 보살행의 끝에 취업을 했으니 엄마 덕을 본 것이다.

황당과 당황, 분노, 상실, 단절, 괴로움, 안타까움의 감정 변화를 순차적으로 경험했지만 종국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교훈을 찾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지.

이제 억지로 일을 만들어 감정을 소모하는 일은 하지말아야지. 절제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혼자서도 잘 사는 법을 연구하고 지루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수 밖에.

어수선한 묵은 해를 뒤로 하고 새해가 다가온다. 2016년 원숭이해. 바라는 것을 모두 가질수는 없지만 있는 것에 만족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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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m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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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반이나 월기를 작성하지 못했다. 9월 말엔 10월 마치고 쓰려했고, 10월 말엔 또 11월 말에 쓰려했고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었다.

2년만인가. 백수의 신분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아마 백수로 맞이하는 마지막 새해가 되지 않을까싶지만 사람 앞일은 아무도 모르니 그냥 받아들이자.

두달 하고도 일주일. 정신없고 어수선했던 다른 세계 여행이 끝났다. 머뭇머뭇 망설이지 않았다. 해를 넘기고싶지 않았다. 산만했지만 역동적이었고 오래 할 수는 없었지만 잠시는 괜찮았다. 매일 저녁 지척에 집이 있건만 저녁 한 번 제대로 집에서 먹지 못했다. 주말에도 마음이 불안했다. 일과 사생활이 분리가 안됐다. 회사는 좋았을까? 난 잘 모르겠다.

그 와중에도 소소한 즐거움과 설레는 순간은 있었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큰 유리창을 마주하고 혼자 감상에 젖어 눈물을 뚝뚝 흘렸다. 여러가지로 마음이 심란했다. 어둑어둑 땅거미가 지고 야심하여도 퇴근엔 기약이 없었고 저 멀리 죽 늘어선 홍등이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가장 우울한 연말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든다. 최선은 무엇일까. 잘못된 것은 아닐까. 심장의 여러군데가 콩닥거렸다. 아 왜이러지. 어쨌든 계속 그렇게 살다간 병들 것 같았다. 여러 사람의 이름을 마음에 새겨둔다. 다시 꺼내어 부를 일 없을지도 모르지만. 조금 더 무딘 사람이 되는 연습이 필요하다.

지금 생각해도 무엇이 끌려가듯 내 인생에서 두달이 토막으로 잠시 어딘가에 다녀온 느낌이다. 이십대의 어느 지점으로 잠시 보내졌다가 그것을 인지하고는 스스로 정신을 차리고 돌아온 그런 상태인듯하다. 바빴지만 매일 콧노래를 불렀고 있는 애정 없는 정성을 다 쏟았다. 정을 붙이려고 노력했다. 최선을 다한 것은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열심히는 살았다.

심장은 여전히 두근거린다. 살아있으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해가 바뀌고 한 살 더 먹었다.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나이가 든다.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수 밖에. 어차피 내년에도 또 나이를 먹을테니 그냥 받아들이고 살자.

아 심장은 여전히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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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단

이향지

낫이 풀을 지나간다. 풀들은 쓰러지며 흩어진다.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풀로 풀을 묶어준다. 좁은대로 풀들은 다시 뭉친다.

짧은 풀일수록 긴 풀의 위로가 필요하다. 풀이 풀을 안고 소꼴로 가는 길. 소 숨소리 가까울수록 긴 풀 오금이 풀린다.

소의 고삐도 위로가 필요하다. 
풀 베는 낫도 위로가 필요하다. 
개밥바라기도 위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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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m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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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야 할 때가 있다
막배 떠난 항구의 스산함 때문이 아니라
대기실에 쪼그려 앉은 노파의 복숭아 때문에 

짓무르고 다친 것들이 안쓰러워
애써 빛깔 좋은 과육을 고르다가
내 몸 속의 상처 덧날 때가 있다
 
먼 곳을 돌아온 열매여
보이는 상처만 상처가 아니어서
아직 푸른 생애의 안뜰 이토록 비릿한가 

손가락을 더듬어 심장을 찾는다
가끔씩 검불처럼 떨어지는 살비늘
고동소리 들렸던가 사랑했던가
가슴팍에 수십 개 바늘을 꽂고도
상처가 상처인 줄 모르는 제웅처럼
피 한 방울 후련하게 흘려보지 못하고
휘적휘적 가고 또 오는 목포항 

아무도 사랑하지 못해 아프기보다
열렬히 사랑하다 버림받기를 

떠나간 막배가 내 몸 속으로 들어온다


목포항 /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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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m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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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꼼수를 부리기 시작했다. 역시나 한몸뚱아리로 연결된 7월과 8월을 묶고, 9월의 반덩어리를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쩜오의 수작을 부리기로 했다. 그냥 여름이었으니까. 더웠으니까. 두 달 반은 호되게 더웠으니까. 갖다 붙여도 괜찮은 조합이지 않나.

 

7월엔 논문을 제출했지. 8월엔 졸업을 했다. 폭염주의보로 콩죽같은 땀을 뻘뻘 흘리고 모처럼 만에 가족행사로 저녁까지 먹었다. 더워도 너무 더웠다. 학사모에 가운을 입었다. 학부 땐 장기 출장으로 졸업식 언저리에도 가지 못했는데. 그 더위에 학사모 쓰고 가운입고 일그러진 표정이었지만 사진도 찍고.

 

논문은 학교 도서관에 올라왔는데 초록에 또 오타가 보인다. 정말 열흘 우울증을 앓았다. 글씨는 아무 것도 쓰고싶지 않지만 일을 해야 하니 뭘 안쓸수도 없고.

 

오랫동안 끊으려 했던 페이스북 포스팅을 끊었다.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할 말도 없고 보여줄 것도 없고. 결정적 요인은 1, 2년 전 같은날 내가 썼던걸 보여주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손발이 오글거리니 하려던 말도 안하게 되더라.

 

새로 다니게 된 직장은 새로 다니는데도 새롭지 않다. 우중충한 분위기를 개선하고자 백골이 진토되도록 쓸고 닦아도 내 능력의 한계가 온다. 무엇보다도 근본적이고 본질적이며 구조적인 문제가 없어질 것 같지 않다. 솔직히 당장 내일이라도 출근을 안하고싶다. 한 달 정도 전부터는 매일 아침 출근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속상하다. 이런 어수선한 마음을 매일매일 다잡느라 신경성 소화불량이 생겼다. 그래서 점심을 웬만하면 안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소화가 안되서 뭘 먹어도 먹는 것 같지도 않고 먹고나면 더부룩 하고. 아침은 먹고 출근하고 퇴근하면 밥을 먹으면 되니까 점심 한끼정도는 그냥 적당히 넘어가도 된다. 일에만 집중하려고 하지만 일 외적인 부분에 대한 되도 않는 결벽증 때문에 스스로를 좀먹고 있다. 어떡해야 할까. 마음이 무겁고 머리도 무겁다. 어깨도 무겁다. 뭘 어떡해야 할 지 정말 모르겠다.

 

8월 첫째주에는 은주언니와 암살을 봤다. 800만 돌파에 숟가락 살포시 얹었다.

8월 마지막주에는 아팠다. 찬바람 불기 시작하자마자 감기가 그렁그렁 괴롭혔다. 괴로웠다.

배탈도 났다. 기침에 토사곽란을 동시에 하고 났더니 진이 다 빠진 것 같다. 이렇게 나이를 먹는건가. 휴

 

별 것 없는 일상이지만 9월 초에 뭔가 하늘에서 떨어졌다. 웃겼다. 작년 가을에도 하늘에서 뭔가 떨어지더니. 가을이라 그런가. 잠깐 즐거웠고 현실은 또 아무 감정이 없고 그냥 끝났다. 벌써 12년도 더 전의 최악의 인간과 꼭 닮은 다른 개체와의 피곤한 만남을 4시간 가까이 견뎌낸 후 스스로 대견했다. 나이도 먹고 인내심도 강해졌구나. 내가 웬만큼 살긴 살았나보다. 전혀 관계도 없는 비슷한 인간을 다 만나다니. 입술까지 핏기없는 투명한 피부에 머리 숱 많은 것 까지. 말투에 억양에 제스추어에 대화를 되받아치는 순발력에 철없음에 싸가지없음에 냉정함에 배려없는 것 까지도. 지가 좋아하는 것에만 정성을 쏟고 그렇지 않은 것은 폐품취급하는 더러운 품성까지도. 아마 담배를 하루 한갑펴도 냄새도 안나겠지. 지긋지긋하다. 끝났다.

 

누군가는 나의 이름을 부르고 나는 미처 하지 못했던 욕지거리를 해 주었고. 그것도 속이 시원하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휴가도 안가고 넘긴 무덥고 무기력한 여름. 오늘 마트에 갔더니 내 스카프를 보고 완전 가을이란다. 가을오면 좀 나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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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오래 전에

웬 남자와 X요일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

며칠 전 부터 두근두근 설레는 기분

뭘 먹을까
무슨 얘기를 할까

X요일이 되었다

오전이 지나고 점심 때가 지나고 오후가 지나고 저녁 때가 다 되었는데 이 남자 문자 한 통 없어

부글부글 끓는 마음 이를 악 다물고 기다렸지만 끝끝내 연락이 없어

졸지에 밥도 굶고 욱하는 마음 참다 참다 밤 열 시가 다 되어 결국 천불을 참지 못하고 연락을 한다

'진짜 너무하시네요. 오늘 같이 저녁 먹기로 했는데 왜 연락을 안하세요?'

'무슨 소리야. 나 지금 밥도 못먹고 연락언제 오나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왜 연락 안했어?'

아이고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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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척에 있어도 다시 만나기는 어려운 것이나
이역만리에 있어서 못만나는 것이나
이래나 저래나 못보기는 매 한가지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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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다. 분명 여름이 되었는데 몸과 마음은 약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 느낌이 난다.

통과된 논문에 또 여러 번 손을 대고 또 대고 인쇄에 재인쇄, 배송도 한 번에 말끔하게 처리되지 않았고. 찍어놓고 보니 또 오타가 나오고. 무슨 3D 입체 영상도 아니고 두둥 지맘대로 효과음까지 내면서 오타들이 슈욱 떠올라 아 이건 정신병이다 싶어 그냥 던져버렸다. 뭔가 개운한 느낌은 안들지만 홀가분한 느낌은 조금? 아주 조금 들고 지긋지긋 끔찍한 이 녀석을 다시는 쳐다 보지 않겠다는 우악스런 마음도 좀 들었다.

 

문제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뜻하지 않은 인물과의 반갑지 않은 만남으로 인해 지난 2년반의 내 학업의 시간이 한순간에 빛이 바래버렸다는 것이지...

나도 모르게 3년 전 이맘때에는 분명히 몰두할 무언가를 찾아야 할 만큼 표면적으로 피폐하지는 않았는데 돌이켜 보니 그것들은 잠복해 있었다. 잠복된 부정적 요소들의 일종의 승화과정이라는 깨달음이 이제서야 들고 나니 모든 것이 허탈해졌는데 그걸 티안내느라 매우 힘들다. 내가 스스로의 감정을 외면하거나 봉인하지만 않았어도 그 뜻하지 않은 곳에서의 반갑지 않은 만남은 사전에 차단할수도 있었다. 이번에 여러 문제들이 한꺼번에 발생한 것은 내가 돌아보고 생각하기 싫은 여러 문제들을 물리적 차단에 가까우리만큼 봉인한 것 때문이다. 물론 의도적인 결과물은 아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스스로가 많이 힘들었고 그걸 겪는 과정에서 내 나름대로의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하고, 사실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물론 절대 그렇게 되고싶지 않지만... 결과는 똑같을 것 같다.  피를 토하지 않으면서도 피를 토하는 기분이 들었던 시간이었으니까. 아무에게도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살짝 얘기한다 하더라도 적당히 둘러둘러 팩트를 언급하는 정도에만 그쳤고 내가 그래서 되게 힘들어. 진짜 죽을만큼 힘들다. 이런 류의 얘기는 하지 않았고. 만약에 그렇게 얘기했다면 스스로도 감정이 증폭되어 불쌍한 년 코스프레를 지지부진하게 했을지도 모르지. 혼자 쿨한 척 옥상에 올라가 맥주 한 잔 하고는 그래 순리대로 하자. 뭐 이딴 어줍잖은 천사표 마인드 컨트롤이나 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났는데 그런 온갖 잡다한 부정적인 네트로피들의 응집과 승화의 결과가 내 2년반의 학업이라 생각하니. 배지터가 된 기분이다. 악한 에너지도 에너지이긴 하니까.

 

그래서 이제 다시 그 다음 단계를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선뜻 마음의 결심도 안서고 이게 내가 결정해서 온 것은 맞는데 그 결정이 진짜 내가 태초부터 가지고 태어난 나의 미션 뭐 이런 성격의 것이 아니라 개연성이 훅 떨어지는 승화의 과정이라는게 참. 이제부터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내가 도대체 뭘 어떻게 하려고 이렇게 된걸까. 지난 3년을 연명하기 위한 장치로서밖에 의미를 격하시키고 싶진 않지만 본질이 그렇다. 아 젠장

 

남은 7월 부지런히 생각하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야 한다. 결론이 쉽게 나진 않겠지. 8월까지는 계속 고민할 필요가 있다. 떠나고싶지만 돈이 없다. 에휴

 

그래도 차현진양의 도움으로 영문 초록을 완성하고. 지도교수님의 정말 지도를 넘어선 지도로 논문이란 녀석이 세상에 태어났는데 이 녀석이 학문의 적자가 아니라 감정의 사생아라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너의 출생의 비밀. 그렇다고 너의 존재의 의미가 퇴색되진 않을테니.. 그냥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방법을 터득해야겠다. 메르스 따위 아무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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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m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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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오전이 지나가고

점심을 먹고

양치를 했다

 

사각사각 삭삭삭삭 나름 열심히 꽤 공을 들여서 정말 최선을 다해 양치질을 했다

양치질도 이렇게 정성들여 할 수 있구나

 

하얗고 묽게 힘이 빠진 거품을 툭 뱉었다

오물오물 꼬록꼬록 물로 헹궈냈다

가륵가륵 한 번 더 헹궈냈다

아그르르 또 한 번 더 헹궜다

 

그런데도 아직 개운치가 않아

 

시발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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