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념

Pulmaya 머릿속 2014. 11. 28. 01:22
마음을

접고

접고

접고

접고

접고



접고

접어도 끝이 안 보여

도대체 그 마음 얼마나 크길래

아무리 접어도 다 접어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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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있다

Pulmaya 머릿속 2014. 11. 27. 01:01
내가 힘들때 위로가 되었던 단 한 사람

생글거림이 묻어나는 목소리

즐거운 성격

한여름에도 끈적거리지 않는 따뜻함

내가 가지지 못한
일상의 여유

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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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기가 격월기가 되고 계간기가 되어버렸다. 11월 잘 보내고 12월도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 촉각을 예민하게 가져가자.

스스로에 대한 타협은 틈을 만들고 그 틈새로 찬바람이 스며든다. 하반기를 반이나 보내고 지난 석달을 돌아보니 기억하는 일보다 기억하지 못하는 일들이 더 많다.

8월에는 몇 년 만에 장기 휴가를 다녀왔다. 광복절을 끼고 거의 열흘을 쉬었다. 은미와 지호와 함께 동물원에도 다녀왔고, 제천 하루 여행 후 충주 경원네를 갔다가 대전에서 윤정이도 만났다. 제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배론 성지. 성지의 숭고함을 흠뻑 느끼고 왔다. 휴가 끝날 무렵에는 차이나타운도 다녀 왔다. 엄마랑 서촌 나들이도 했고 바쁘지만 나름 잘 돌아다녔다. 몇 년 만에 과음에 만취해서 밤새도록 있는 속 없는 속을 다 게워낸 날도 있었다. 다사다난했다.

9월은 평화로울줄 알았지만 예정에 없던 출장도 다녀오고 추석을 전후하여 썸 비스무레 한 것도 있었다. 참 오랜만에 뜻밖의 해프닝이었다. 바닥을 쳤던 자신감을 회복, 흉하지 않은 마무리. 도를 넘지 않았다. 현실에 발을 딛고 나의 마음을 살피고 절친도 지키고 역시 다사다난했지만 나쁘지 않은 달이었다.

10월 예상치 못하게 매우 바빴다. 여러가지 일들이 한꺼번에 진행됐고 힘겨웠지만 위로도 받았다. 학교도 좀 열심히 다니고 잠깐 알바도 했다. 돈이 될지는 모르겠다. 그냥 좋은 일 한 셈 쳐도 무방하겠다. 여수 출장을 겸해서 모처럼만에 민영이와 조우했다. 아직 앳된 민영이가 아기 엄마가 된다고 하니 실감이 안났다. 마음으로는 그동안 친구로서 못해준 많은 것들을 나누고 싶었지만 그게 잘 안됐다. 시월의 마지막날 사무실 큰 행사를 치루고 마음이 서글펐다. 지나고 보니 내 마음이 그랬다. 혼자서 의미를 부여하고 가슴 시리고 그랬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짧은 가을이 저물고 겨울 오는 냄새가 난다. 어쩔 수 없는 것을 어쩌려고 하지 말아야 하는데 나는 고통에 내성이 좀 생긴 것 같다. 10월 27일 마왕 신해철과 허엽 선배가 세상을 하직했다. 아까운 사람들이다. 마음 한구석에 구멍이 난듯 했다. 누군가가 유년 시절의 한 부분이 툭 떨어져나가는 느낌이라고 했는데 절감했다. 중1때부터 재수하던때까지의 부분 부분이 조각나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었다.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어 쉬고싶었다. 청각이 예민해졌다. 머릿 속의 목소리가 고막을 울린다. 목소리 목소리 목소리. 목소리가 들리자 슬퍼졌고 머리가 아팠다. 따뜻하게 두 어깨를 다독거리는 손길이 마음에 스몄다. 항상 끝은 예고가 없다. 지나고 나면 아 그게 마지막이었겠구나. 조금 더 여유가 있었으면 그 당시에 알아차렸을텐데 속상하다. 바쁜데 마음의 틈이 좁아졌다 넓어졌다를 반복해서 힘들다. 도서정가제 시행 전 대폭 할인이라 책을 열 권도 더 사고 달력도 받았다. 허전함이 채워지지 않는다.

논문 쓰기로 결정했다. 방향도 잡았다. 배수의 진을 치고 결연히 밀고 나가자.

부족한 부분은 채워 나가기로 하고 그만 줄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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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정기적인 과업은 시기를 놓치지 않고 수행하는데 그 의의가 있는데. 너무 태만했다.

여름을 그냥 관통했다. 바쁜 일상과 바쁜 심신에 굴복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벌써 팔월 하순인데 석달치 밀린 기록을 지금 쓰지 않으면 영원히 손놓을까봐 이렇게라도 부여 잡아본다.

스스로와의 대면이 좀 두려웠다. 나이 서른셋에도 평생 없던 일이 생기고 아마 죽는 그날도 처음 죽음을 맞이하는 걸꺼라 위로하며 마음을 다스린다. 오늘도 처음 내일도 처음 앞으로 계속 처음맞는 날을 살아가야겠지.

몇 년 전부터 서른셋엔 뭘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하나도 하지 못하고.... 결혼하고 가정도 꾸리고 자식도 낳아 기르고 이런 사소하지만 고귀한 것들은 하나도 하지 못했다. 서글픈 삶이여.

5월엔 경주 7월엔 광주와 말일에 부여를 다녀 왔다. 국내여행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제천과 충주에 다녀올 계획도 세웠다. 부지런히 다니고 더 부지런히 사색해야지.

기간이 늘어질수록 할 말은 줄어든다. 정신무장의 기세로 짧게 단발했지만 그렇다고 지나간 일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니... 인생은 실수의 연속이라지만 계속 오타가 나는 것은 유쾌하진 않다.

가장 깨끗해야 할 어딘가가 썩어 문드러지는 것을 눈뜨고 지켜보는 일이 몸을 축나게 한다. 진리의 상아탑에서 학자들은 돈독이 올라 어린 것들의 골수를 뽑아 먹는다. 자기의 회춘을 위해 어린 계집아이를 방으로 들이는 노인의 역한 체취를 코를 갖다대고 맞는 기분이다. 속이 메스껍다. 몸을 파는 사람과 몸을 사는 사람은 서로 문제의식이 없는데 매춘은 나쁜 것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봤자 해결이 되겠는가. 관심을 꺼야한다. 오지랖을 버리고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참견해선 안된다. 매춘굴 입구에 앉아 수행을 하겠다는 꼴이다. 말도 안된다. 빨리 발을 빼는 수 밖에.

완벽한 곳은 없다는걸 너무 잘 알잖아. 어디든 퀴퀴하고 역겨운 구석은 다 있다. 그게 싫으면 산으로 들어가 바위를 쳐다 보고 사는 수 밖에. 그래도 바위에 낀 이끼가 보이면 아 너도 썩었구나 할 거면서. 적응해야 한다. 역겨움과 더러움에 적응해야 한다. 신앙이 없으면 양심으로 살면 된다고 하는데 그게 더 어려운 일이지 않은가.

머리 깎고 산으로 들어갈 것 아니면 무뎌져야 한다. 적응하라 적응하라 적응하라. 오지랖은 버리고 참견과 간섭도 나의 몫이 아니다. 적응하라.

적당히 미술관이나 다니고 박물관이나 다니고 유유자적 창해일속으로 세상에 묻혀 버리자. 역하지만 별 수 없다. 능력 안되면 부딪히지 마라. 참는게 아니다. 능력이 안되는거다. 조용히 입닥치고 있다가 청문회에서 낭만을 찾거든 비웃으면 그만인 것을. 견리사의 하라 했더니 견리사욕 하겠다는 인간과 무슨 얘기를 더 하겠는가. 견리사욕 하려거든 지족하라 했어야 했는데. 지족하지 못하면 패가망신할것이라 했으면 마음이 편했겠나. 그냥 입닥치고 조용히 살자. 죽은듯이. 죽은듯이.

찬바람 불면 정을 떼고 떠날 준비를 하자. 월기는 꼬박꼬박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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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협의 날

Pulmaya 머릿속 2014. 6. 24. 00:39
오늘 아주 큰 결심을 했지. 거창한 그 무엇이 되려고 버둥거리기를 멈추고 적당히 살아보자고. 아주 큰 결심을 했네. 역사적인 날이다.

그러면서도 입으로는 백석과 윤동주와 살아있는 손석희의 이름을 부르고. 허허 이렇게 눈이 높아서야 원.

나는 추가적으로 하나 더 마음먹었는데. 정말 올해까지는 열심히 노력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내년 설 즈음에는 어디서 귀한 상자를 하나 구해와서 너의 사진을 담아 평생 가슴에 묻고 사는 편이 낫겠다. 달콤했던 첨밀밀 여명의 고모처럼 꽃다운 젊은 시절의 보석같은 기억을 간직한 채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야.


타협이란건 홀가분하지만 좀 서글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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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Pulmaya 머릿속 2014. 5. 20. 01:50
비로소 인정

다소 서툴렀고, 과격할때도 있었지만

사실은 사랑했노라고.

난 그걸 인정하면 뭔가 패배자가 되는 줄 알고,

진짜 좀 많이 오바했네. 사랑이 아니라고 애착이라고 집착이라고 분노였다고 과도한 슬픔이라고.

그럼 그게 사랑이 아니었다면, 너는 태어나서 사랑 한 번 못해본 불쌍한 년이 되는걸 이제 알았냐고.

비록 아팠던 그 순간 내가 찌질하고 바보같아서 그런게 아니고 그냥 사랑했으니까 아팠다고.

아 얼마나 아름답냐

아름답다. 아름다워!
속이 다 후련하네.

이제 제대로 사랑할 일만 남았구나!

쿨하게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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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게을러졌다. 오늘 오월 십오일 스승의날 5월 둘째주, 5월 중순. 월기에서 격월기로 격하된 것은 전적으로 나의 게으름의 문제이다. 어떤 분야에 종사하던 자기관리능력이 그 사람의 인격과 수준을 드러낸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의 레벨이 툭툭 떨어지는구나. 날씨는 좋아지는데 쩝.

 

3월 바빴고, 4월 바빴다. 난 한꺼번에 여러가지를 잘 못하는 인간이다. 아마 나같은 인간은 단순해서 바람도 못필거다. 무능한 인간이 되어버렸어. 애초에 무능한 인간이었던 것 같다.

 

2014년은 뭔가 찌질한게 컨셉인가. 전에 없던 건망증이 생기고 사람 관계에서도 실수가 늘어간다. 이 좁아지는 느낌 참 별로다. 나이를 한두살 먹어가면 더 너그럽고 온화해질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금기와 트라우마는 축적되고 자신감은 떨어진다.

 

요즘 가장 어려운 문제는 학교를 잘 다니고 있지 못하는 것. 출석만 하고 있는 것.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공부를 하지 않는 것.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체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 부질없이 나이는 그냥 먹고 시간도 그냥 흐른다는 것. 아 어렵다.

 

4월 16일 커다란 배와 함께 통제에 잘 따르던 어린 학생들이 바다 밑으로 가라 앉았다. 정확히 그날부터 불안감과 우울함이 심해졌다. 옳고 그름, 원칙과 현실이 블루스크린 뜨듯이 사라져버렸다. 모든 것이 너무 어려워졌다.

 

말에는 네가지 종류가 있다. 해야만 하는 말, 해도 되는 말, 안해도 되는 말, 해서는 안되는 말.

 

어떤 사람은 해도 되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그 말이 어떤 사람들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말로 받아들이면서 겉잡을 수 없는 혼돈이 발생했다. 우선은 말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야만 하는 말은 별로 없고 해도 되는 말과 안해도 되는 말은 잘 모르겠고, 해서는 안되는 말은 또렷해졌다. 말의 절대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

 

평온한 일상 자체가 죄스러운 것이 되면서 가치체계도 함께 무너졌다. 이 모든 것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을까. 무서운 세상이다.

 

4월은 내 생일도 있었지. 너무 먼 옛날의 일 같다.

식목일을 끼고 부산에 2박 3일 다녀왔다. 무궁화호를 타고 여섯시간 덜컹거리며 자정이 다되어서야 해운대역에 도착했다. 다행히도 날씨는 나쁘지 않았고, 맛있게 먹고 잘 쉬다 왔다.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느냐와 상관없이 나름대로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고자 노력했지만 실속은 없었다. 그래서 모든 것이 피곤해졌다. 그 어느 것도 한 번에 깔끔하게 끝나는 것이 없었다.

 

과도하게 힘들게 느껴지는 것과 과도하게 허무한 것, 무기력함과 싸우고 있다. 잘 이겨낼 자신은 없다. 그저 묵묵히 버텨내고 익숙해지는 수 밖에. 어려움에 익숙해지는 것도 어렵다. 쉬운 것은 재미없다지만 끝없이 어려운 것은 사람을 쪼그라들게 만드는 것 같다. 5월과 6월은 더 괜찮을까?

 

그러고보니 3월에 졸업자격 외국어 시험을 봤었다. 10년 만에 영어 공부를 했고,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했지만 다행히도 통과는 하고 나니 그것도 좀 허무했던 것 같다. 사무실 일은 틈이 생기는 날이 하루도 없었다. 지금도 바빠가며 묵은 감정과 기억들을 버리고 있다.

 

몸과 마음이 좀 가뿐해졌으면 좋겠다. 홀가분한 기분. 느껴본지 너무 오래된 것 같은데. 시원섭섭 홀가분. 이런 기분을 느끼고 싶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진다는 건 진리로 믿으며 오늘 하루도 충실하게. 후회없이.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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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첫째 주 목요일에 쓰겠다던 그 다짐 언제였던가.

2014년 3월 마지막주가 되었다. 2014년 1월과 2월은 그냥 하나의 몸뚱이로 이어져 있는 달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양심에 가책도 덜한 것 같다.

 

어영부영 서른셋이 됨. 어쩌다, 엉겹결에 새로운 곳에 옮긴지 두달이 훌쩍 넘어 석달째에 접어들었으니 이제 적응할만도 한데, 뭔가 잠시 머무르다 가는 곳의 느낌이 크다.

 

일은 정말 매일 하나씩 새로운 일들이 바람돌이의 선물처럼 책상 위에 툭툭 떨어지고. 아 정말 딴 생각을 할 수 없는 빠듯함이다. 그래도 1년 넘게 주말 출근이 없다 이렇게 빡세게 일한 것 자체가 참 대견하다고 하기도 그렇고 뭐 그렇다.

 

1월 정신없었고, 2월 더 정신없었다. 나의 영혼은 어디로 갔는가. 그래도 1월 그 바쁜 와중에 뭔가 의무감에 쩔어 소개팅도 두 번이나 했다. 모두 영혼의 울림이 없었다. 상대방에게도 미안하지만 내 자신에게도 미안하다. 그런 무의미한 킬링타임은 정말 피곤하다.

 

아침에 알아서 눈뜨고 알아서 걸어나와서 알아서 출근을 하고. 이 모든 것을 내 스스로가 알아서 하는데, 그게 사실은 나의 의지는 아니고 뭔가 시스템에 복속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참 서글프다. 난 정말 스스로 얽매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겨울은 훌쩍 지나갔다. 정말 호되게 춥지도 않고 추운 시늉만 하다 떠나버렸다. 모든게 섭섭하고 서글플 따름이다. 뭐든 제대로였으면 좋겠다. 겨울도 제대로 춤고 봄도 제대로 따뜻하면 덜 섭섭할 것 같다.

 

11월 이사오자마자 어이없게 비가 줄줄 새던 집 공사가 이제서야 마무리되었다. (3월 하순에) 크리스마스부터 거실 신세를 지다가 방에 들어가 자게 된지 일주일도 안됐다. 아직도 공사 후 마무리가 덜되어 책상 위에 옷이 올라가 있고 장롱은 삐딱하게 반쯤 나와 있고 뭐 어수선하다. 명절스러운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는 모두 일을 하며 보냈다. 매사가 나는 꼭 그러고자 한 것이 아닌데 훅훅 지나가버렸다.

 

서른셋이라는 나이가 버겁다. 그래도 서른둘에는 뭔가 다급함은 없었는데. 나의 모든 계획과 꿈이 다 허무하게 느껴지는 무기력함에 빠져버렸다. 휴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이 생각만 들고 뭐가 맞는지도 모르겠고. 계속 뭔가 헛발질 하다가 나이만 먹어버릴 것 같고. 오라는 데도 없고 갈데도 없는데 시간만 보내다 사회의 낙오자가 되는건 아닌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확실하지 않고 투명하지 않고 불안한 것을 잘 견디지 못하는데 정말 죽을 맛으로 지내다 정신차려보니 뭔가 끔찍한 기분이 들것같고. 아 별로다.

 

이제는 자리를 잡아야하지 않겠냐고 압박하는 사람들과는 코빼기도 마주하고싶지 않다. 도움도 주지 못하면서 남의 얘기를 쉽게 하는 사람들은 정말 별로다. 근데 그런 사람들이 너무도 많았다. 나도 자리를 잡으려고 노력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된거지. 학교 다니고 출근하고 주말엔 코박고 쉬고.

 

뭔가 봄날이 되었는데 밋밋해서 힘도 빠지고 재미도 없다.

훅 따뜻해지면 좋겠다.

 

3월 월기는 4월 중순을 넘기지 말아야겠다. 일정 조절을 잘 해야겠다.

일이고 말이고 툭툭 던지는 사람은 정말 별로다.

 

기분이 별로 안좋은갑다. 뭘 해도 뭘 먹어도 기분이 좋아지질 않는다. 날씨나 좋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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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정신이 없었던 12월과 2013년 13월 같은 2014년 1월.

이번 월기는 짧게 쓰고, 다음 월기는 2013 특집으로 한해를 돌아보도록 하자. 설 연휴가 끝나면 바로 쓰는 것으로.

 

정신 없었다. 새로 옮긴 사무실에서 일주일만에 그만두기로 결정하고 묵묵히 일하며 다시 새로운 자리를 알아보고 스트레스를 표출하지 않으려고 참다가 삐져나오는 짜증이 스스로도 싫고 견디고 버티는 12월이었다. 바빴고 불편했으며 복잡했다.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기말고사를 봐야 했고, 서글프게 한학기가 끝났다. 아주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진다.

 

가난뱅이 거지가 될 것을 각오했지만 굶어죽지는 않았고 딱히 연말분위기를 내지 못했지만 좋은 덕담을 들으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아직 내 인생에 꽃 필때가 안되서 그렇다고 위로해주는 얘기가 참 큰 힘이 됐고, 나도 사회적 인간이라는 증거로 몇군데 송년 모임을 다니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였다. 날씨는 생각보다 춥지 않았던 연말이었다. 그렇게 서른둘이 훌쩍 흘러가고 나이먹음을 간과한 채 서른셋을 맞이하였다. 서른셋. 서른셋. 서른셋. 2014라는 숫자만큼이나 익숙해지지 않은 채 겨우 익숙해질만 하면 다시 서른넷이 되겠지. 가장 즐거운 서른셋으로 살아야겠다. 배우 윤여정의 말처럼 예순일곱도 자기 인생에서 처음 사는 거라고. 나도 서른셋을 처음사는 것이니까. 서른셋 누구보다 제대로 서른셋으로 살겠다.

 

정신없었던 서른둘. 그래도 좀 무덤덤했던 서른둘. 서른둘을 버티면 좋아질거라며 끙끙거리며 견디고 버텼던 그 서른둘이 끝났다. 아직 구정을 쇠지 않아 조금 실감이 안나지만 어쨌든 서른셋이 되었다. 좀더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서른둘. 음력으로 이제 보름도 안남았다. 남은 보름 알차게 잘 살아야겠다. 특별하게 꾸며서 무엇을 한다기보다 하루하루를 담담하게 잘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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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룰만큼 미뤘다. 12월 하순이고, 더 지나면 정말 의미가 없어진다. 의무감, 당위성, 사명감 다 갖다붙여서라도 써야 한다. 오늘은 12월 21일 토요일 12월 하순이다.

 

11월에는 이렇게 되리라고 상 상 도 못했다. 뭔가 홀가분하면서도 아쉬우면서도 쌀쌀한 11월이었다. 이사를 하고, 후임자에게 인수인계를 하고. 여러가지로 종종거리며 바쁘게 살아왔는데. 이렇게 되라라고는 생각 못했다. 알았으면 이렇게 안했겠지. 모르겠다. 잘 모르겠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두 눈 똑바로 뜨고 호흡을 가다듬고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된다. 다른 사람은 내 문제로 절대 절박하지 않다. 내 문제는 내가 해결해야 된다. 이 악물고 두 주먹 꽉 쥐고 살아남아야 한다.

 

그래도 살면서 무언가 꿈이 있고,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은 숨구멍 트이는 일이다. 잠시 잠깐이었지만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즐거운 상상을 했다. 머리 속으로 여행도 가고 책도 읽고 휴가도 가고 참 즐거운 상상이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담담하게 정신 차리고 먹고 살 궁리 열심히 하자.

 

길게 쓰다 또 어수선해지고싶지 않다. 오늘은 쉬고, 내일은 정신차리고 담담하게 이력서도 쓰고, 자소서도 쓰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열심히 살자. 잘 안될 때는 열심히라도 살아야 한다. 물론 열심히 해도 결과가 안좋을땐 억울하고 기가 막히겠지만 그래도 담담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살자.

 

곧있으면 해가 바뀐다. 2014년. 2013년보다 더 실감 안나는 새해. 서른셋. 30대 중반의 시작. 힘내서 잘 살아보자.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고 움켜 쥘 것은 움켜 쥐고 끝까지 살아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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