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곤 실레 나비 3악장

 

 

리산


당신의 속초 여자가 되고 싶었지 그리워만하기도 애처로워 그리움에 관한 세상의 통속한 말들을 모두 다 합친 게 바로 속초여자인 그런 속초여자가 되고 싶었지 눈이 오면 어스름 눈 속에 내리고 비가 오면 빗물에 몸 섞어 당신 어깨뼈를 다 적시고 초록 팔찌에 매달린 두개의 나뭇잎이든 나뭇잎맥에 새겨진 은빛의 의자든 그 무엇이든 되어 다시 당신에게 닿고 싶은 그런 속초여자가 되고 싶었지 당신의 선잠 속 먼지 낀 거미줄에 살아 무심한 바람에 허랑허랑 찢겨져도 좋았지 이제 얼음 섞인 눈발은 한량없이 쌓이고 진눈깨비 폭설 어디쯤 속초는 파묻혔나 억새로 엮은 비뚜름한 다리 건너 한 줌뿐이라도 한숨뿐인 당신의 속초여자가 되고 싶었지

 

 

 

 

 

속초에 가고싶다

'Pulmaya 머릿속'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시절 그리워  (1) 2016.06.24
결론  (0) 2016.05.10
물개의 집에서  (0) 2016.04.16
나도 위로가 필요하다  (0) 2015.10.05
어떻게 이런 시를 쓸 수 있을까  (0) 2015.09.23
블로그 이미지

Pulmay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