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정신이 없었던 12월과 2013년 13월 같은 2014년 1월.

이번 월기는 짧게 쓰고, 다음 월기는 2013 특집으로 한해를 돌아보도록 하자. 설 연휴가 끝나면 바로 쓰는 것으로.

 

정신 없었다. 새로 옮긴 사무실에서 일주일만에 그만두기로 결정하고 묵묵히 일하며 다시 새로운 자리를 알아보고 스트레스를 표출하지 않으려고 참다가 삐져나오는 짜증이 스스로도 싫고 견디고 버티는 12월이었다. 바빴고 불편했으며 복잡했다.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기말고사를 봐야 했고, 서글프게 한학기가 끝났다. 아주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진다.

 

가난뱅이 거지가 될 것을 각오했지만 굶어죽지는 않았고 딱히 연말분위기를 내지 못했지만 좋은 덕담을 들으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아직 내 인생에 꽃 필때가 안되서 그렇다고 위로해주는 얘기가 참 큰 힘이 됐고, 나도 사회적 인간이라는 증거로 몇군데 송년 모임을 다니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였다. 날씨는 생각보다 춥지 않았던 연말이었다. 그렇게 서른둘이 훌쩍 흘러가고 나이먹음을 간과한 채 서른셋을 맞이하였다. 서른셋. 서른셋. 서른셋. 2014라는 숫자만큼이나 익숙해지지 않은 채 겨우 익숙해질만 하면 다시 서른넷이 되겠지. 가장 즐거운 서른셋으로 살아야겠다. 배우 윤여정의 말처럼 예순일곱도 자기 인생에서 처음 사는 거라고. 나도 서른셋을 처음사는 것이니까. 서른셋 누구보다 제대로 서른셋으로 살겠다.

 

정신없었던 서른둘. 그래도 좀 무덤덤했던 서른둘. 서른둘을 버티면 좋아질거라며 끙끙거리며 견디고 버텼던 그 서른둘이 끝났다. 아직 구정을 쇠지 않아 조금 실감이 안나지만 어쨌든 서른셋이 되었다. 좀더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서른둘. 음력으로 이제 보름도 안남았다. 남은 보름 알차게 잘 살아야겠다. 특별하게 꾸며서 무엇을 한다기보다 하루하루를 담담하게 잘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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