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을 잊지말자.

 

2013년 7월 첫째주 금요일 오후. 설마. 에이 설마 하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멀쩡하게 잘 다니고 있던 사무실에서 재계약을 해주지 않겠다고 했다. 한 달 동안 속이 숯덩이처럼 타들어갔다. 결과는 계약 종료일과 거의 동시에 다른 부서 계약직으로 넘어가 형식적으로는 부서 이동을 한 것처럼 되었다. 서류상으로는 이직이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업무. 다행스럽지만 마음이 썩 흔쾌하지 않아 조금 힘이 든다.

 

빼앗긴 사람, 빼앗은 사람, 다시 되찾은 사람들. 그 와중에 나도 빼앗긴 사람이 되었다. 억울하고 분할 노릇이었지만 악소리 한 번 내지르지 못하고 묵묵히 속으로 삼키며 버텨야했다. 떨어져 나가지 않기 위해 바둥거리고 고개를 숙이고 붙잡고 매달리고 속으로 삼키고 또 삼켜야 했다.

 

참을 忍

심장 위에 칼날을 얹어 놓은 심정이었다. 불편하고 부당했지만 속으로 삭일 수 밖에 없었다. 이를 악물고 침을 삼키고 코로 숨을 내쉬었다.

 

기회가 있을 때 준비해야 한다.

조금 더 한가할 때, 조금 더 여유있을 때 준비해야 했다. 하지만 여유가 필요한 시기였다. 이제 짧지도 길지도 않은 1년의 여유로운 시기가 한마디 지나갔다. 그래도 마음의 여유가 있었으니 다시 학교도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 1년 뒤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 9, 10, 11, 12월을 바쁘지만 잘 보내고 1, 2월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준비를 할 것이다. 자격증, 어학점수, 필요한 것들을 차곡차곡 준비할 것이다.

 

아직은 조금 마음의 여유가 없지만 그래도 정신 바짝 차리면 이 정도는 무난히 소화할 수 있다. 옛날 그렇게 정신없고 눈코뜰 새 없을 때에도 다 살아냈다. 이제 조금 긴장하고 잘 보내자.

 

7월에는 민지와 쥰의 동생이 시집갔다. 8월은 아직까지는 별다른 소식이 없고 9월에는 통우 수진이와 아름이가 시집을 간다. 나는 학교에 열심히 다닐 계획이다.

 

많이 무더웠다. 건강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 달 동안의 스트레스로 또 피부가 많이 상했다. 이제 자리 잡았으니 마음을 추스리고 새로운 동료들과도 잘 지내야겠다. 그래도 어렵게 얻은 기회이니까. 여건은 조금 더 어려워졌지만 세상 만사가 다 어렵지 않은 것이 없다. 쉽게 살려는 심보에 경종이 울렸다고 생각하자.

 

앞으로 살면서 2013년 7월을 잊지 말자. 서럽고 어렵고 무거웠던 시간을 잊지말자.

독한 마음은 먹을 필요 없다. 더 열심히 살고 설마를 쉽게 생각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그래야 힘들어지지 않는다. 아마추어리즘은 던져버리고 무엇을 하든 노련한 프로가 되자.

 

다시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운내자 화이팅.

 

더위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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