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일 년, 열두번을 채웠다. 기특하고 대견하다.

 

처음 월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던 것이 딱 지금 상태랑 비슷하다. 구직의 불안감에 깊숙히 빠져 내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나의 일상을 담담히 되짚어보고 그걸 견뎌내는 연습을 하려 했던 것인데, 좀 효과가 있는 것일까?

 

어제 쓰려다 피곤해서 오늘로 미루었는데, 하루 사이에 처지가 확 바뀌었다. 한 달 안에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하고, 다음 학기 학교는 다닐 수 있을지 없을지 불투명해졌다. 어제까지만 아니 그제까지만 해도 한학기를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과 약간의 뿌듯함에 기분이 나름 괜찮았는데. 다시 고용 불안에 내던져졌다. 가장 좋은 것은 한 달 안에 괜찮은 일자리를 구하고, 8월에는 다시 한 달 적응하고, 9월에 다시 열심히 학교를 다니면 좋겠지만.. 최악의 상황이 닥치더라도 너무 힘들어하지 말자. 산 사람 입에 풀칠은 하지 않을 것이고, 학업이야 어떻게든 이어가면 되는거니까...

 

아직은 멘탈이 좀 더 강해져야 한다. 앞으로 살면서 얼마나 더 많은 일들이 벌어질텐데. 6월 내내 현실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외면했던 것 아닌가. 담담히 받아들이면 된다. 인생이 힘들지 않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힘이 들던 힘이 들지 않던 어쨌든 인생이니까. 살겠다고 마음먹은 만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징징거리지 않고 힘내서 살아야 한다. 잘 살지 못하겠으면 그냥 살면 된다.

 

그래. 올해까지는 힘든거니까. 그냥 받아들이기로 한 거였으니까.

 

6월 마무리를 잘하자.

 

유월. 때이른 더위가 시작되었고, 106년 만에 가장 더원 6월이었다. 날씨 하나만으로도 사람이 얼마나 무기력해지는지. 잘 버텨야 한다. 

 

대학원 성적은 a+ 두개에 a0 하나. 선방했다. 학부 때는 받아본 적 없는 성적이다. 대학원이 학점을 잘 준다고는 하지만 뭐 기분은 좋고. 힘내자.

 

아무래도 멘붕이 좀 심해서 계속 횡설수설 할 것 같다.

 

한 달 뒤면 또 다른 처지가 되어 있을테니 그때 다시 써보도록 하자.

 

힘내라 승현. 툭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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