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오늘 6월 6일 현충일부터 4일 간의 휴일이다. 오늘은 알람끄고 늦게까지 푹 자고 오후에는 기말 과제를 조금 했다. 4월 월기는 금세 써버렸는데, 이번 월기는 주말에 유월이 시작한 덕에 조금 틈이 벌어졌다. 월, 화, 수 사무실 업무는 너무 바빴고 몸상태는 풀죽은 파김치 같았다. 고된 한 주였다.

 

 손톱은 일찌감치 잘라내었다. 다시 노트북으로 복귀했다. 홀가분한 상태가 되었다. 5월은 사실 4월보다도 버거운 달이었다. 8월 재계약이 살짝 불안해졌고, 앞으로 몇 년 어떻게 지내게 될지도 불안해졌다. 불안에 적응하는 한 달이었다. 몸과 마음은 쭈욱 일관되게 피곤했는데 그것마저도 적응하고 나니 덜 힘들어졌다. 나이가 먹는 것인지, 더 강해진 것인지. 아직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4년 전의 인연이었던 예륜언니와 원호오빠가 25일 토요일에 결혼을 했고, 30일에는 대련에서 함께 살던 윤정이와 수진이를 만났다. 그밖에도 못갖마 후배 민주와 하루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좋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나니 한달이 후딱 지나갔다.

 

 일은 많고 사무실은 좀 어수선했지만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 그러는 새에 여름에 당도하였다. 이제는 6, 7, 8, 9월까지 여름이라고 봐야한다. 후덥한 여름을 잘 이겨내야 한다. 벌써부터 지치면 안된다. 적응하고 살아야 한다. 인간은 정도는 다르지만 어떤 환경이든 적응하기도 하고 개척하기도 하며 잘 살아간다. 인간으로서의 강인함을 믿고 의지하자.

 

 이번 달은 금전적 여유에 대해 고민했다. 3월 북경 휴가에 4월 울산까지 다녀오고 나니 주머니가 밑바닥을 드러냈다. 손에 쥔 푼돈은 커녕 잔돈도 없는 지경이었다. 할부로 걸어 놓은 것들이 아직까지 묵직하다. 경제 관념을 잘 세워야 할 때이다. 흥청망청 쓰는 것도 아닌데 어쩌다 이리 됐을까... 일단 많이 벌지 않는다. 돈보다 여유를 택했으니 그 선택에 대한 책임도 내가 져야 한다. 먹는 것도 좀 줄여야 한다. 불쑥불쑥 뭘 먹어야겠다는 생각도 절제하고, 중용의 미덕을 곱씹어보자. 먹는 것 줄이는데 중용의 미덕까지.... 좀 과하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가짐은 늘 단정히 가지는 것이 좋겠다.

 

 집중력을 좀 더 높혀야 한다. 산만함이 나의 기질이라는 것은 그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안다.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책 읽을때에는 초집중력을 발휘했던 그 감각. 잘 살려서 무사히 석사를 마쳐야 한다. 당장 반년, 일 년 뒤의 일을 걱정하기 보다는 지금 눈 앞에 놓여있는 여러 산적한 문제들에 더욱 집중하자. 세 과목 과제와 기말 시험, 사무실 감사 업무. 7월까지는 여기에 집중하자. 놀고싶은 생각도 접어두고 하루하루 해나가는 일을 메모하면서 열심히 살자. 업무시간에는 집중력 있게 일하고 그 외의 시간에는 수업과제에 집중하자. 종강하고 나서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착실하고 꼼꼼하게 일한 다음 여유롭게 놀자. 어설프게 일 안하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어영부영 시간 보내지 말고 화이팅 하자. 마인드컨트럴 정신무장.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다.

 

 5월은 큰 감정변화나 동요없이 세숫대야에 빨래 빨고 버리지 않은 물처럼 정체되었다. 탁하고 맑지 않지만 큰 요동은 없었다. 뭐 나쁘다고 생각치는 않는다. 이런 시기들이 지나가면 산골짝 거세게 흐르는 상류의 계곡물처럼 달려가는 날 있겠지. 딴짓금지 잡생각금지 기우금지.

 

 6월, 7월 초 잘 버티고 진짜 화이팅이다!

'Pulmaya 月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Pulmaya 月記 (13) 2013. 07_더위  (0) 2013.08.12
Pulmaya 月記 (12) 2013. 06_시작  (0) 2013.07.06
Pulmaya 月記 (10) 2013. 04_인내  (0) 2013.05.02
Pulmaya 月記 (9) 2013. 03_찰나  (0) 2013.04.06
Pulmaya 月記 (8) 2013. 02_망각  (0) 2013.03.16
블로그 이미지

Pulmay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