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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maya 머릿속 2011. 12. 16. 18:00
-겨울잠
내 기억이 맞다면 언제부터인지도 기억이 안날때부터 인간도 겨울에는 겨울잠을 자야 된다고 생각했다.

먹이는 부족하지 않으나, 몸에 털이 덥수룩하지 않은 인간들이 아무리 남의 털을 몸에 둘러도 추운건 마찬가지고, 어느 순간 부터는 이렇게 겨울에도 여름처럼 살려고 에너지를 낭비할바엔 차라리 겨울잠을 자는게 낫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20대 이후로는 거의 매년마다 겨울잠에 대해 생각했고 올해 역시 겨울잠은 곰이 아니라 인간이 자야 하는 거라는 생각이 물씬물씬 끓어오른다.



-습도
습도라는 것. 그저 여름을 무덥게 하거나 꿉꿉하게 하는 것만 생각했지, 겨울의 건조함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해 본 적 없었다.
올 겨울에는 겨울의 건조함에 대해 정말 깊게 고민한다.

우선 습도가 낮으면 음식이 잘 상하지 않는다. 곰팡이도 거의 피지 않고, 쉬어버리는 일도 거의 없다. 일주일동안 음식이 그릇에 그 모양 그대로 있는걸 보고 있노라면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난방도 마찬가지다. 온돌 모사품인 전기장판을 아무리 찜질방처럼 틀어제껴도 이불 한번 펄럭이면 정말 단번에 사악-식어버린다.

습도는 생활을 지배한다.




-버릇
글쓰기 수업을 들을때부터였는지 수업이 끝나고 난 후부터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감각현상들을 문장으로 정리하는 버릇이 생겼다.

좀 개떡같다.
좀전에도 잠깐 낮잠에서 깨서 창밖으로 날아가는 까마귀떼를 보면서 '새들이 날고 있다.' '까마귀떼가 날아간다.' 적어도 두 문장으로 정리하고 있는거다.
이런 불필요한 버릇은 왜 생긴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사실 귀찮아서 알고 싶지도 않고, 그저 일종의 문장정리결벽증 쯤으로 분류할만한 이 두뇌활동때문에 뇌의 용량이 상당히 줄어든 느낌마저 든다.

방법은 별 수 없다. 반복적으로 정리되는 부분들을 뇌 밖으로 끄집어 내는수 밖에-

겨울잠과 습도.

오늘부터 차근차근 끄집어 내는 수 밖에.. 안그러면 다른걸 할 수가 없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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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불편했다.

지나고 생각해보면 늘 그랬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불편한 것이 사실이라는걸 알게 됐다.

누구와의 관계에서, 내 스스로에게도 불편한 것들은 어김없이 사실이었다.


내 경우에는 나를 향한 누군가의 뒷담화가 못견딜정도로 불편하고 힘들었다.

하지만 난 그 불편함을 항상 남의 탓으로 돌렸다.

그것의 형식이 무례했기 때문이라고.

그건 비겁한 짓이기 때문이라고.

근데 뭐가 어찌됐든 간에 그건 사실이었다.

지나고 보니 그랬다.

참 오만하고 재수없기도 해라. 뭐 그리 티끌 한 점 없이 존귀하고 고매한 존재라고-
어줍잖다.

내가 불편했던 것은 내가 비뚤었었기 때문이다.

비뚤고 모자란 것을 기다 하니 꼴에 꼴사나운 존심이 상했던게지.

무언가를, 그게 무엇이든간에 '받아들인다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다...

나도 그렇고, 남도 그렇고, 자기가 갖지 못한 것은 보지 못했다.

나는 워낙이 모가 많이나고 삐뚤빼뚤 했기 때문에 그런게 무수히 많이 보였다.

그러다보니 '객관적'으로 사고할 줄 몰랐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왜곡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불편한 진실'이었을 뿐-

이제 필요한 것은 이 오만가지 불편한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다.

잡다한 수다도 필요없고, 미사여구도 필요없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다시 한 번 조용히 되물을 수 밖에. "진짜 준비 됐냐?-"



하이고.. 사는 거 참 고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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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Pulmaya 머릿속 2011. 11. 1. 18:29

출국을 채 24시간도 남겨놓지 않고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 밥을 먹고, 필요한 물건들을 좀 사고,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나와 울적한 마음을 치유하는 차원에서 완득이를 보고는 따뜻함을 느끼고, 폰 컨트리락 해제하는 걸 까먹고 있다가 부랴부랴 서비스센터에 와서 폰을 맡겼다.

얼핏보면 전혀 내일 출국할 사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지.
아 이건 또 뭔가 에이에스 센터에 앉아 여유롭게 글을 쓰는 모습이라니-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하루는 24시간이고, 잠을 자는 시간을 일곱시간이라 잡고 나머지 17시간을 쓴다치자.

난 오늘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물건도 사고 에이에스센터도 들르고, 중간중간 페이스북도 하고, 지금은 글쓴답시고 키보드를 두드린다.

몸은 그렇게 움직이고, 또 머릿속은 이 생각 저 생각 오만생각을 다 한다.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그냥 너저분하게 정돈되지 않은 느낌으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굴러가는 대로 보내보고 싶었다.


11월 첫날이자 2011년 내가 한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다.

참 특별할 것도 재미있을 것도 없는 그런 하루다.


반 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냥 반 년.

돌아오면 여전히 아침에는 해가 뜨고 사람들은 하루 두번 혹은 세번 밥을 먹고 분주하게 출근을 하고 저녁이면 퇴근을 하고 밤이면 잠을 자겠지. 여 전 히-

하지만 아직 누구 뱃속에서 꼬물거리고 있을 조카도 태어나 있을 것이고,
후배들은 졸업을 했을 것이고,
교생때 반 학생들은 대학생이 되거나 재수라는 길을 선택했을 것이고,
생각지도 못하던 사람이 죽거나 많이 아플지도 모르고,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커플이 탄생해 있을수도 있겠고,
내가 한국에 있던 없던 상관없이 예정대로 누군가는 결혼을 했을 것이고,
또 어떤 언니나 오빠는 여전히 짝 없이 외로운 상태로 있을지도 모르고,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지.

2004년 상반기 어학 연수를 마치고 돌아왔을때
내가 사랑하던 학교 학관을 (누군가가?) 옮겨 놓았던 기억,
버스정류장과 노선이 죄다 바뀌어 서울 시내 한 가운데에서 촌년이 됐던 기억,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진보정당 국회의원이 열 명이나 생겨있었던 기억,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하루는 24시간이고, 잠자는 시간을 일곱시간 정도 빼면 17시간-

나한테 오늘은 그냥 너저분한 하루다. 아- 이 너저분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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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Pulmaya 머릿속 2011. 7. 15. 15:32
5월 28일 수요일 글쓰기 수업에서 최근에 가장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것에 대해 쓴 글인데, 두 달 지나도 여전히 유효해서 한 번 옮겨본다.


최근에 가장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것
"관계"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 맺는다는 것 그리고 그 관계에 대한 나의 입장과 태도에 대해 고민한다.

엄마와의 관계, 얼마전까지만 해도 "부모니까 응당 그래야 하지 않나, 엄마가 왜 이래"와 같은 내 안의 '엄마'라는 규정에 엄마를 끼워 맞추며 무던히도 삐그덕거렸던 엄마와의 관계를,
친구처럼, 언니처럼 때로는 동생처럼, 아이처럼 여기며 풀어가는 것이 굉장한 성과라 할 수 있겠다.

싸우지 않는 관계에 대한 고민,
싸움이란 힘과 힘이 대등할 때, 막상막하일때, 우열을 가리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생각. 따라서 싸워야 한다면 어떻게 '다이다이' 붙는 관계가 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또,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싸움은 서로를 소모시키는 것, 그래서 싸움이 붙기전에 이길 수 있는 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문제가 되는 상황은 파괴적이지 않게, 소모적이지 않게, 지쳐 나가 떨어지지 않게 해결하는 법에 대해 고민한다.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관계.
세상 모든 사람과 상하, 좌우가 아닌 친구가 되는 관계에 대해 고민한다.
중국 사람들처럼 '우리 이제부터 친구다'라고 하는 순간,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그런 관계에 대해 고민한다. 버릇없지 않게, 예의바르게,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친구가 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불편하지 않은 관계에 대해 고민한다.
나의 호의도, 나의 불쾌감도, 나의 예민함도 타인이 불편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은 관계맺기에 대해 고민한다.
데면데면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추적거리지 않는, 그런 관계를 고민한다.

진실된 연애관계에 대해 고민한다.
오감에 집착하지 않는, 내면과 내면이 만나고,
인간과 인간으로 의리를 다하는,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연애를 고민한다.

이제 앞으로 남은 60년 생애를 위한 진짜배기 사람되기를 고민한다.
은은한 향기가 있는 사람이 되기를 고민한다.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되기를 고민한다.


역시... 급하게 쓰니 너저분 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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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다

Pulmaya 머릿속 2011. 7. 5. 00:20
나는 두렵다.

나는 스스로 내 자신을 포기할까봐 두렵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것이 두렵다.

그러다가 다시는 얼굴도 못 볼 사이가 될까봐 두렵다.


보고싶은 사람을 보지 못해 괴로운 것이 두렵다.

문득문득 그러고 싶어 그러는게 아닌데 갑자기 보고싶은 사람이 뭉클 생각나는게 두렵다.

그러다가 영영 못보는 사이가 될까봐도 두렵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는 것이 두렵다.

소중한 사람이 아니라도 그들을 잃는 것이 두렵다.

누구에겐 하찮은 소모품일지라도 나에게는 금쪽같은 사람들을 잃는 것이 두렵다.

그 과정에서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도 두렵다. 그 죄책감을 어떻게 감당할지를 생각하는 것이 너무 두렵다.

나를 잘 다스리는 일이 잘 안되는 것이 두렵다. 내가 성질을 과하게 부려서 여러 사람들이 쌩고생하게 될까봐 두렵고 무섭다. 겁난다.

이런 지랄맞은 내가 쌕쌕 숨쉬면서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게 더 소름끼친다.

좋은 부모가 되지 못할까봐 두렵다.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데, 자식새끼 낳아놓고 이 풍진 세상에 떳떳하고 당당한 부모가 못될까봐 심란하다.

괜찮은 남자를 못만날까봐 두렵다. 여태까지 비루한 죽정이같이 책임감이 제로였던 그런 많고 많은 찌질한 남자들 중에 속이 꽉차고 진국인 제대로된 남자를 골래내지 못할까봐 걱정되 죽겠다.

오늘 밤도 이 심란한 마음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할까봐 두렵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가 또 어딘가에서 꽃같은 자기 목숨을 지키지 못할까봐 무섭다. 제발 그러지 마라. 살아있으면 어떻게든 살아진다. 죽으면 아무도 책임지지 못한다. 그러니까 반드시 살아 남아라.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대야 좋을지 모를때가 가장 두렵다. 감당을 할 수 없는 일이 닥칠까봐 불안하고 초조하다.

늘 선택해야하는 상황에서 둘 다 갖지 못하고 하나밖에 갖지 못할까봐, 그러다가 종국에는 둘 다 놓쳐버릴까봐 두렵다. 또 그 선택에 대해 당당하지 못할까봐 늘 두렵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때를 놓쳐 버릴까봐 두렵다. 가장 좋은 타이밍 놓치고 나중에 짜증날까봐 불안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어이없는 짓을 해놓고 나중에 머리털 빡빡 뽑으며 손발 오그라들도록 쪽팔릴까봐 너무너무 걱정된다. 어휴, 생각만해도 얼굴이 불타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내가 스스로를 책임지지 못할까봐 걱정되 미치겠다. 아 내가 할 줄 아는게 뭐 있다고!!

누구나 태어나서 죽는다지만 제대로 못 죽고 민망하고 어이없게 죽을까봐 걱정되 죽겠다.

휴으.... 지금 잠도 안 자고 이러고 앉아있는 내가 젤로 어이없단 말이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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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하는 것
아침일찍 일어나기, 방청소, 라면과 곰탕에 넣는 다진 파, 매운 음식, 추운 날씨, 더운 날씨, 황사, 장마철의 눅눅함, 사람가득한 전철과 버스, 귀가 찢어질 것 같은 소음, 매연, 꽃가루알레르기, 오직 조미료로만 맛을 낸 식당음식, 심박수를 거스르는 불안한 비트의 음악, 내 손목시계에서 나는 째깍거리는 소리,  불편한 옷차림, 발아픈 신발,  이유없이 사람을 죽여대는 잔인한 영화, 남의 말 잘 안듣는 고집불통, 돈 많다고 돈없는 사람을 무시하는 비열한 인간, 머리는 좋은데 좋은일에 쓰지 못하는 나쁜 인간, 나를 상처주는 한마디 말들, 기약없는 기다림, 솔직하다는 표현으로 용인되는 예의없음, 불신, 악몽, 차가운 방바닥, 새로 칠한 페인트냄새 등

이유는 더 생각해 봐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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