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

Pulmaya 머릿속 2012. 1. 11. 01:03
갈비뼈가 삐그덕거리던 시간들이 있었다

나란히 몇갈래로 갈라진 그 뼈들이 제각기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거리면 장마철 오래된 마루 사이사이에서 들려옴직한 삐그덕삐그덕 소리가 몸통 깊숙히 파고 들었다

난 진짜 병이 났을까봐 병원에 가보려고도 했다.

갈비뼈들이 삐그덕거릴때면 숨쉬는 것도 죄악이었다
살아있다는 존재감이 혐오스러워 질때마다 갈비뼈들은 옴직거렸다
갈비뼈들이 옴직거릴때마다 살아있다는 존재감이 혐오스러웠다


그는 물었다
심장에 바람이 차 풍선처럼 부풀었다 슈욱하고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을 알겠냐고 물었다
나는 알 것 같다고 답했는지 그냥 고개만 끄덕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긍정의 대답을 했다

나는 그에게 갈비뼈가 좌우로 어긋나면서 삐그덕거리는 느낌을 알겠냐고 물어보지 않았다
물어보면 알 것 같다고 할 지 고개만 끄덕일지는 모르겠지만 긍정의 답을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통증에는 위로가 약이 되지 못한다고 확신했다

그저 바라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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