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Pulmaya 머릿속 2012. 2. 8. 23:55
사람들이 왜 시를 읽는지 잘 몰랐다

기다림은 늘 지루했다

조만간 전화드릴게요
나중에 밥 한번 먹자
그래 꼭 연락하마

도대체 언제?

공허한 약속에 무너지는 못난 내가 싫었던게지

오늘은 시를 봤다

때론 씨익 웃고 그러다 입술을 꾸욱 다물고 심각해졌다가 흐흐흐 하고 음흉하게 웃다가 흐음 하고 짧은 한숨도 쉬었다가 오호 하고 솔깃해지기도 했다

그래도 기다리는 건 역시 지루했다

그럼 한마디 하겠지
"누가 너보고 기다리랬냐"

그래 누가 나보고 기다리라고 한 적 없지

오늘 나는 그냥 시를 읽은거지

이제야 사람들이 왜 시를 읽는지 조금 알 것 같다

아주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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