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하는 것
아침일찍 일어나기, 방청소, 라면과 곰탕에 넣는 다진 파, 매운 음식, 추운 날씨, 더운 날씨, 황사, 장마철의 눅눅함, 사람가득한 전철과 버스, 귀가 찢어질 것 같은 소음, 매연, 꽃가루알레르기, 오직 조미료로만 맛을 낸 식당음식, 심박수를 거스르는 불안한 비트의 음악, 내 손목시계에서 나는 째깍거리는 소리,  불편한 옷차림, 발아픈 신발,  이유없이 사람을 죽여대는 잔인한 영화, 남의 말 잘 안듣는 고집불통, 돈 많다고 돈없는 사람을 무시하는 비열한 인간, 머리는 좋은데 좋은일에 쓰지 못하는 나쁜 인간, 나를 상처주는 한마디 말들, 기약없는 기다림, 솔직하다는 표현으로 용인되는 예의없음, 불신, 악몽, 차가운 방바닥, 새로 칠한 페인트냄새 등

이유는 더 생각해 봐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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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m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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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아 회사 땡땡이 치고 놀러갈까'라고 생각하게 되는 요즘같은 날씨에 출근과 회사생활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책, '행복한 출근길'.

 

2011년 4월 현재 무직, 백수인 내가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하다. 다만 네팔 여행 중 도움을 주셨던 스님을 찾아뵙고 선물받은 책이라 고마운 마음으로 담담히 읽어나갔다. 선한 눈을 가진 스님께서 직장생활뿐만 아니라 인생살이 전체를 생각해보며 읽어보라 하셨기에 더욱 귀중한 선물이 되었다. 09년 4월에 출판되어 17쇄까지 나온 유명한 책을 이제야 신간보듯 읽은 것도 그리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의 말씀대로 인연이 닿아 직장을 갓 그만둔 나의 손에 안착한 ‘행복한 출근길’을 부여잡고 다음 직장은 어떻게 잘 다녀볼까를 고민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법륜스님께서 쓰신 이 책은 참 재미있고 쉽게 쓰였으나, 회사생활을 핑계삼아 오랫동안 책을 멀리했던 나로서는 이 책마저도 궁금한 것, 모르는 것 투성이인 채 읽을 수 밖에 없었기에 현실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를 먼저 꾸짖어보기도 한다.

 

최근 몇 개월 나의 화두는 ‘어떻게 하면 화가 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을 수 있을까?, 도대체 어떻게 하면 표도르와 같은 미소로 다른 사람을 대할 수 있을까?’ 등등 내 개인의 감정과 관련된 의문이 대다수였고, 이 책은 상당 부분의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다. 가장 도움을 받은 부분은 바로 ‘화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화를 내기 전에 화가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자.

화라는 것, 서양 사람들은 잘 이해하기도 힘든 화병의 원인이기도 한 이것은 꽤 오랫동안 나를 괴롭혀왔다.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일까?’와 같은 단순한 의문들이 화를 내게 만들었고, 때에 따라서는 내 생활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그래, 참을 수 없고, 참아서도 안되고, 바꿔야 한다.

 

그러나 화를 내는 것은 언제부터인가 습관이 되었고, 굳이 화내지 않아도 될 일과 화를 내서 풀 수 없는 일에까지 화를 내게 된 것이다. 침착하게 설득하는 일과 다른 사람의 말을 차분하게 듣는 일에 너무 서툰 내 모습에조차 화가 나는 정도가 되었으니, 이건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

 

바로 얼마 전까지의 나는 화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지금도 완벽하게 다스릴 수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은 나에게 화가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는 법을 알려주었고 완벽하게 실행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내 몸 속 어딘가에서 화르르 일어나는 이 화라는 존재에 대해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에서 참으로 값진 것을 얻었다는 생각이다. 이것을 불가에서는 ‘관법(觀法)’, 원어로는 ‘위빠사나’라 부른다고 한다. ‘위빠사나’는 ‘밝게 본다’는 뜻이 있다고 한다. 내 수준에서 2500년 불가의 가르침을 한 권의 책으로 다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화를 알아차리는 것,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더 담담하게 읽어내려 간 ‘행복한 출근길’

이 책의 상당 부분은 10년 전의 내가 읽었더라면 버럭버럭 화를 내고 말았을 부분들이 더러 있었다. 그러나 나 역시 출근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여전히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만나더라도 내 스스로가 화가 나는 것을 알아차리고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도움받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우선, 이 책의 앞부분에서 가장 해답을 내고 싶은 부분은,

 

“자신의 괴로움을 밖에서 찾지 마십시오. 먼저 자기 자신을 똑바로 봐야 합니다.”

 

너무나 외람되게도 한마디 덧붙인다면 우선 문법적으로 맞지 않다. 모든 괴로움의 근원이 밖이 아닌 안에만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스님께서 쓰신 위의 문장이 맞을수도 있다. 그렇다면 ‘먼저’라는 수식은 빠져야 하는 것이 맞다. 내가 적어도 초중고 교육과정과 대학시절 정서법 수업을 통해 들은대로 고쳐 쓴다면 다음과 같이 써야 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비교한다면 다음과 같다.

 

‘자신의 괴로움을 밖에서 찾지 말고 자기 자신을 똑바로 봐야 합니다.’

↔ ‘자신의 괴로움을 밖에서 찾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똑바로 봐야 합니다.’

 

이렇게 놓고 생각해보면 위의 두 문장은 분명 의미차이가 있다. 괴로움, 문제의 원인이 안에만 있느냐, 밖에도 있느냐의 문제이다. 적어도 내가 이 책을 통해 받아들인 것은 ‘안’이라 하면 개인의 개별적 감정의 문제가 될 것이고, ‘밖’이라 하면 그 외의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 ‘밖’에 속하는 문제는 매우 다양할 것이라 나도 조금 더 찬찬히 생각해봐야겠다.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은 본래 없습니다

책에서는 화가 일어나는 이유를 나는 옳고 남이 그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 하였다. 충분히 동의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옳고 그름이 있다, 없다로 볼 수 있는 개념인가는 조금 갸우뚱 한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가서 가장 많이 들었고 가장 짧았던 법문이 반야심경이라 반야심경의 가르침대로라면 ‘무수상행식,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다 없을無자를 쓰셔서 매번 들을 때마다 어린 마음에 왜 자꾸 있는 것을 없다하나 생각이 들었는데, 아직도 의문이 풀리지 않는 것도 여전히 고민이다. 2천 5백년의 역사를 가진 불가의 가르침이라 맞는 말이다, 옳다고 생각하며 보아도 이 또한 가르침대로라면 옳다 그르다로 보는 것이 맞나 싶어 자꾸 다람쥐마냥 제자리로 돌아온다. 책에서는 내가 옳다는 생각 때문에 화가 나는데 옳고 그름은 본디 없음으로 괴로워 할 필요가 없다라고 하신다. 그러나 우리 인간들의 삶에서 대부분의 일이 바로 이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이라 나는 앞으로 살면서 앞으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 답을 내리지 못했다.

 

-최고의 단계 ‘화작(化作)’

필요에 따라 응하라고 한다. 주어진 일이 청소면 청소를 하고, 노래를 부르는 일이면 노래를 하라고 한다. 인연에 따라서 모양을 바꾸는 것이라고 한다. 자존심이라 할 만 한 것도 본래는 없는 것이라 한다. 세상이 본디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도 본질적인 문제라 한다. 아, 어찌 평범한 사람이 따라갈 수 있는 경지란 말인가? 부끄러울 따름이다. 그러나 읽으면서 내내 이 책은 사장님들이 읽으면 정말 행복한 출근길이 되실 것 같다는 생각이다. 최근에 어디 전화국에서는 직원들에게 전신주에 올라가는 일을 시켜서 문제가 되었다는데, 그 전화국 사장님이 읽으면 정말 끄덕끄덕 하실 것 같다. 아니 답답하실수도 있겠다. “왜 우리 직원들은 전신주에 올라가면 될 것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인가?”

 

-사장님을 상대로 결혼 연습을 하십시오

커피심부름에 컵라면 심부름 시키는 사장님, 너무 자존심이 상하는데 그 해법을 ‘결혼연습’에서 찾으라 한다. “시원한 물 드릴까요, 커피 드릴까요? 식사는 뭐로 하시겠습니까?” 거부반응이 들어도 해보면 괜찮다고 하시는데, 내가 아직 결혼을 안해서 모르는 것인지,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그렇게 안해서 모르는 것인지, 여자가 결혼해서 하는 일이 식당 종업원의 일 밖에는 없는 걸까 싶다. 내 나이 벌써 서른, 자기 물은 자기가 알아서 찾아먹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싶다.

 

-돈, 지위, 명예, 인기 아래에서 종노릇을 그만 두십시오

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이유가 오직 돈뿐인가. 자식이 크면 학비가 더 들고, 옷을 더 사 입혀야 하고, 먹는 것도 더 먹는 것인데 이것을 다 해주려면 손발이 부르트도록 일해도 모자란 것이 우리 부모였고 앞으로 부모가 될 나의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가족도 자식도 없이 돈 욕심을 내는 사람, 가족과 자식을 먹여 살리기에 부족함이 없는데 과하게 돈 욕심을 내는 사람과 빚내어가며 가족과 자식을 가르치고 먹여 살리는 사람에게 해 줄 이야기가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같은 이야기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 책을 읽고 가슴 한 켠이 허해지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경쟁사회에서 마음껏 경쟁하십시오

2011년 대한민국 현재 경쟁사회, 자본주의 사회라는 명제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나 보다. 문득 이 ‘경쟁’이라는 말에 무슨 뜻이 담겨있나 궁금해졌다.

[경쟁 競爭 품사:명사]

1 같은 목적에 대하여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룸.

2 [생물]여러 개체가 환경을 함께 하기 위하여 벌이는 상호 작용. 생물의 개체 수가 공간이나 먹이의 양에 비하여 많아지면 생긴다.

라고 사전에서 정의하고 있었다. 생물학적인 상호 작용의 개념이라는 것에 눈길이 간다. 생물학의 용어가 사회에서 상용되고 있다. 아, 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생물학적인 용어인지! 나도 마음껏 경쟁하고 싶다. 너른 들판을 달리는 얼룩말과 사자와 톰슨가젤과 함께 뛰어 다니며 경쟁하고 싶다. 그러나 오늘 나는 검은 머리털나고 입으로는 말을 하는 사람들과 경쟁하면서 푸른 들판을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옆에서 볼 때는 부정부패이지만 자기가 볼 때는 어떻습니까? 자기가 가진 어떤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거죠. 인맥을 활용하는 것이고 가진 돈을 활용하는 거예요. 세상에 그런말 있잖아요?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스캔들이다.’ 그것처럼 본인들은 자기가 가진 다른 것을 최대한도로 활용하는 거예요. ‘이것이 인생사다.’ 하고 인정하는 마음을 가지십시오”<105p>

여기까지, 질문이 생겼다.

‘스님, 불국정토에도 부정부패가 있습니까?’

 

-그러면 회사만 좋은 일 시키는 거잖아요

회사가 퇴출을 시키겠다고 결정하면 퇴출된다. 내 영역이 아닌 것 가지고 신경을 쓰면 나만 괴롭다. 맞다. 내 영역이 아닌 것을 신경쓰면 나는 괴롭다. 그런데 회사에서 잘리는 것이 정말 내 영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또 슬금슬금 걸어 나온다. 내가 회사에서 잘리는데 나는 결정권한이 없고, 그런데 우리 집 가족은 먹고 살 길이 막막하고. 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스님은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나오라 하신다. 회사만 좋은 일 시키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겁니까? 우리 가족이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어요!’ 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과연 어떻게 답해주실까 궁금하다.

돈에 매이지 말고 자기를 돈에 팔지 말아야 한다지만, 2011년 대한민국은 노동력을 팔아야 생존할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이다. 나도 돈에 팔리고 싶지 않다!

 

-결국은 월급이 많은데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회사가 월급을 너무 많이 줘서 걱정하는 사람은 만나보지 못했다. 그런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나도 그랬고 내 주변 사람도 그랬고, 대학 때 빌린 학자금 대출 갚으랴, 결혼은 해야겠는데 집 장만하기도 빠듯한 걱정에, 아기가 태어나니 생각보다 분유값이 엄청 비싸더라는 고민들이었는데, 나도 월급을 너무 많이 받아서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정말 결국 월급이 많은데서 생기는 문제일까. 또 경제 효율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문명에서 모두가 희생자라 하는데, 정말 좋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일까. 2011년 대한민국, 이익보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다. 정말? 정말정말?

 

-회사의 비리를 감정적으로 판단하지 마십시오

‘종교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객관적인 법조문보다도 그 의도를 더 중요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도는 나쁜데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비리, 의도는 좋은데 굳이 법적으로 따지면 문제가 생기는 경우, 이것은 비리다라고 간단하게 말할 수 없다 하신다.
아 복잡하다. 법으로도 가리지 못하는 비리와 법적으로 문제가 되어도 의도가 좋은 일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 공부를 좀 더 해봐야겠다. 그래도 가치와 용기가 있다면 문제를 바꿀 수 있다니, 전국 각지에 출근하다 말고, 회사 비자금을 개인명의로 관리하는 비리도 회사의 발전과 성장에 필요하다 생각하는 집단 안에 있는 사람들과 맞서는 회사원분들,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용기있는 회사원 여러분, 힘내시길!

 

-점점 미궁속으로

“그러나 여러분들이 부처님 법에 따라 수행정진을 하게 되면 비리가 있다고 해서 그것을 금방 문제 삼아 시비하고 따지지 않게 됩니다. ‘아, 이것도 내 분별이구나.’ 하고 내려놓으며 시비를 하지 않게 되는 그런 공부가 되는 것이죠. 이렇게 부처님 법을 알게 되면 인생관이 확고해집니다. 돈과 권력에만 의존하는 삶을 버리고, 청소를 하든 막노동을 하든 이런 부정한 집단에서 일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193p>

아, 길다. 그러니까, 부처님 법에 따라 수행정진하면 비리를 보아도 내 분별의 문제로 보고 내려놓으며 그 회사를 그만둘 수 있게 된다는 것인지.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스님, 불국정토에도 비리가 있습니까?"

 

-부끄럽습니다

이제 거의 끝나간다. 요즘 미국과 유럽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단다. 맞는 말씀 같다. 나도 부처님 태어나신 룸비니에 가보니 캐나다 아줌마, 이태리 총각, 독일 아저씨에 이스라엘 총각까지 앉아서 ‘메디테이션’을 하고 있었다. 박사님도 있었고 돈도 꽤 버는 ‘잘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아, 나는 1천 년의 불교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태어났는데 이렇게 모르는 것이 많다니 부끄럽다. 이제 처음 알기 시작했는데도 이렇게 모르는 것이 많으니 사실 좀 막막하기도 하다. 미국 유명배우도 티벳불교를 좋아라 하고 서양 사람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좋다하니 나도 천년 불교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마무리 <진흙속의 진주>

나를 비롯한 내 친구, 선배, 후배들은 서로가 힘들 때 늘 미안했던 기억이 있다. ‘마음이 아픈데, 해줄 수 있는 것이 없구나’ 이럴 때 내 주변의 사람들은 괴로워했고, 나 역시 여러 사람들에게 그런 마음이 들었다. 학창시절 술자리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후배가 주절주절 하는 말을 들을 때에도, 시집간 아기엄마 내 친구가 펑펑 울 때에도 나는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말도 별로 없었다. 그저 미안하다고 밖에.

그런데 이제 미안하다고 하지 않겠다. 나의 역할은 해결사가 아니었다. 나는 친구이고 술 먹고 하소연 할 수 있는 언니다. 그래 나는 이제 미안하다고 하지 않을거야, 대신 힘내라고, 응원한다고 말할거다. 나에게 미안해했던 내 친구들아, 고마웠다. 이제 미안해 안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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