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테고리 없음 2023. 12. 30. 02:35

시간이 죽었다. 보름이 넘게 시간이 흐르지 않고 빠져나오지도 못하고 벗어나지도 못하고 괴롭다는 단어로는 감당할 수 없는 절망감이 아주 먼 훗날엔 잘 썩은 거름이 되었을 거라는 한 줄기 한 조각 기대하며 쏟아내는 수 밖에

지금 이 절망감을 딛고 일어서지 못한다면 아마 죽을 것이다. 시간은 이미 죽었고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 죽은 시간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지금은 알지 못해서 앞으로 계속 찾지 못한다면 아마 죽은 시간을 따라 나도 죽을 것이다.

후회 원망 실망 절망 회한 또 뭐가 있을까
비통 애통 혐오

온갖 나쁜 것들을 다 끌어내어도 없어지지 않는다면 죽게 되겠지. 이 절망 속에도 머릿 속에는 남아있는 카드 할부가 몇개월이고 얼마인가 계속 세어보게 되어 평소에 잘 살피지도 않았던 카드회사 앱을 계속 열어보고 있다.

누구를 원망하지 못하는 절망감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끔찍하고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고통

살면서 이렇게 바닥을 쳤던 적은 없었다. 매일 수시로 멈춘 시간에 발목 잡혀 나도 죽어버리는 생각을 계속 하며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내색을 안하려고 과한 에너지를 쓰게되고 배는 전혀 고프지 않은데 시간 맞춰 무언가를 먹으며 또 쓰레기가 되는 것 같고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이 뭔가를 먹어야 하는게 너무 싫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면 좋겠다

블로그 이미지

Pulmay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