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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질문을 한가지 받았다.

"너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 가슴, 배 중에 어디가 아프니?"

잠시 고민하다가 나는 눈이 빠질 것 같다고 대답했다.

물어본 사람도 잠시 고민하다가 눈은 머리에 가까우니 그냥 머리라고 생각하자며 설명해주었다.

스트레스 받으면 머리가 아픈 사람은 논리적으로 납득이 안되면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라 했다.

가슴이 답답하고 괴로운 사람은 감정이나 마음을 어쩌지 못하면 힘들어 하는 사람이라 했다.

배가 아픈 사람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그것에 문제가 생길 때 힘들어 하는 사람이라 했다.

그러면서 내가 머리가 아픈 유형의 사람이라는 것이 다소 의외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따져보니 스트레스 받아서 두통이 왔던 기억은 크게 없다. 생각하고, 판단하고, 별다른 문제 없다 싶으면 받아들이는 편이었던 것 같다.

내 사람이 아닌 그가 보고싶었던 옛날에는 가슴이 미어졌던 적이 있었다.

명치 끝에 송곳이 하나 쑤욱 밀고 들어오듯이 기절할 것 같다가 심장이 커터칼로 난도질 당하는 것 같다가 종국에는 갈비뼈들이 사방으로 뚫고 나갈 기세였다. 많이 아팠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최근에는 복장이 터질 것 같았다.
뭘 먹어도 장이 꾸굴거리고 속에서 신물이 올라왔다.

드물게는 두개골 속의 뇌수들이 터져나가는 듯 하면서 갈비뼈도 삐그덕거리고 참새 눈곱만큼 먹었던 걸 다 게워낸 적도 있긴하다.
사람으로 할 짓이 못되었다.

이제는 머리 가슴 배 중 어디가 좀 불편해도 어렴풋이 짐작하며 받아들일 준비를 할 수 있을것 같다.


오늘과 다른 내일을 준비하자.

근데 눈은 왜 빠질 것 같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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