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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밖에서 부시럭부시럭 움직거리는 인기척이 느껴지는데 벨은 누르지 않고 누가 온건가 궁금증을 유발하자 슬며시 철문을 열고 빼꼼이 내다보니 사람은 온데간데 없고 훈풍이 열린 문틈으로 훅- 밀치고 들어오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집안 구석구석에 하얗고 연분홍의 꽃잎을 차압딱지처럼 덕지덕지 붙여놓고는 흔적없이 사라졌다. 놀란 가슴에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다시 현관문을 슬며시 열어 보았지만 아까 그 따신 바람은 찾을 수 없고 다시 냉기만 쌩-하네. 허망하여라

-삼한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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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에 한 번은 접속을 해서 번거로운 일이 없도록 하자

휴먼 휴면
아... 아재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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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다.


체감으로는 근 1년 만이다.


문득 다락방 같은 여기가 생각이 났고, 약간은 뻑뻑한 미닫이문을 힘주어 열듯 통과했다.


3개월간 접속이 없어 휴면상태라니...


매일은 아니라도 일주일에 한두번은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당일 아침에 발생한 일도 저녁이 되면 먼 옛날처럼 가물가물하고

그날 오후의 일도 밤에 잠자리에 들면 아득한 지난 시간처럼 흐릿해진다.


기억에 문제가 생긴걸까?...


벌써 1년이 넘었고,


어쩌면 적응을 잘했다고 봐야지. 


이동수가 많던 나에게 1년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 않으니


1년을 무사히 넘겼다는건 꽤 의미있는 일이지.


여름이 되었다.


약간은 습하고, 후덥지근하고(같은 말인가, 느낌은 조금 다른데), 가끔 후끈하고


그래도 서울보다는 견딜만해서 그래서 작년 겨울도 서울보다는 견딜만해서


난 잘 견디고 있는 것 같다.


참는 것은 아니고, 견디는 것.


오늘은 발자욱을 남기고


조만간 다시 돌아와야지


오래된 책냄새가 솔솔 올라오는 아늑한 다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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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실체가 무엇인지 배우게된 뜻깊은 날

생각해볼게

잊어버리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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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과 
모른체 지나가게 되는 날이 오고
한때는 비밀을 공유하던 가까운 친구가 
전화 한 통 하지 않을 만큼 멀어지는 날이 오고
또 한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볼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않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 말고
그냥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 
내가 의도적으로 멀리하지 않아도
스치고 떠날 놈은 자연히 멀어지게 되고 
내가 아둥바둥 매달리지 않더라도
내 옆에 남을 사람은 무슨일이 있더라도 
알아서 내 옆에 남아 준다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주고 
아껴주지 않는 사람에게 내 시간, 내 마음 다 쏟고
상처 받으면서 다시 오지 않을 꽃같은 시간을 
힘들게 보낼 필요는 없다

비바람 불어 
흙탕물을 뒤집어 썻다고 꽃이 아니더냐 
다음에 내릴비가 씻어준다
실수는 누구나 하는거다. 
아기가 걸어다니기까지 3000번은 넘어지고야 
겨우 걷는 법을 배운다
난 3000번을 이미 넘어졌다가 일어난 사람인데 
별 것도 아닌 일에 좌절하지말자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것은 
너무 일찍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고
가장 불행한 것은 
너무 늦게 사랑을 깨우치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잘났다고 뻐긴다 해도 
결국 하늘 아래에 놓인건 마찬가지인 것을
높고 높은 하늘에서 보면 
다 똑같이 하찮은 생물일 뿐일 것을
아무리 키가 크다 해도 
하찮은 나무 보다도 크지 않으며
아무리 달리기를 잘한다 해도 
하찮은 동물 보다도 느리다

나보다 못난 사람을 짓밟고 올라서려 하지말고 
나보다 잘난 사람을 시기하여 질투하지도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하늘 아래 있는 것은 다 마찬가지니까

김소벽 /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의 한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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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동안 거의 블로그 포스팅을 하지 않아서 일종의 의무감을 갖고 몇 자 적어본다.

 

짧은 순간순간의 감상은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넋두리가 필요할땐 미니홈피에 끄적거리고 가슴이 답답할땜 트위터를 조금 건드려보고 한 달에 한 번 월기를 쓰다보니 블로그가 잠잠해져버렸다.

 

애초에 블로그를 만들 때의 노출증이 조금 잠잠해진 까닭도 있겠고, 이번 학기 새로 입학한 대학원 수업때문에 절대적으로도 시간이 촉박해져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 탓도 있겠다. 어쨌든 내 비밀친구였던 블로그와 한동안 멀어졌던 것은 사실이다.

 

나이 서른둘이 어린 나이가 아닌데. 인간으로서의 미숙함은 여전히 스물둘때와 크게 다르지 않고... 감성도 경제력도 뭔가 획기적이고 비약적인 발전이 없다보니 계속 이 상태로 고착된 것 같다.

 

언제쯤이면 이 지루하고도 비루한 잠복기가 끝날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2014년 이맘때. 석사 학위가 나올 무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때쯤이면 여러 신변의 변동사항이 있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좋은 변화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닷새정도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이틀은 늦게까지 늦잠을 자고, 나머지 이틀은 바깥 구경을 좀 하고 마지막 하루는 다시 출근할 준비를 하고싶다. 멀리 가고싶은 생각은 크게 들지 않고, 혼자 영화도 보고 경치 좋고 한산한 수목원이나 공원에 나들이정도? 돈이 많다면 청도를 갔다오면 좋겠다.

 

아직 중국 비자가 한 번 더 남았다. 언제 쓸지, 진짜 쓸지 고민해 봐야겠다.

 

오랜만에 뭔가 주절주절거리고 싶었다. 두서도 없이 그냥 나오는대로 걍 말하고 누가 말하면 걍 듣고 그러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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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한 스타의 팬이 되어 보세요

 

영원히 늙지 않고 늘 그 모습 그대로 당신을 보고 미소지을 거예요

 

요절한 스타의 팬이 되어 보세요

 

잘나가는 미모의 여배우와의 염문으로 당신에게 상처주지 않을거예요

 

요절한 스타의 팬이 되어 보세요

 

이제는 더 이상 스케줄이 없으니 바쁘게 쫓아다니며 팬질 할 필요도 없어요

 

요절한 스타의 팬이 되어 보세요

 

번거롭게 무슨 데이 챙길 필요 없어요 일년에 딱 한 번 그의 기일만 기억하면 되요

 

요절한 스타의 팬이 되어 보세요

 

나의 과한 관심과 사랑도 절대 거부하지 않고 모두 다 받아 줄거예요

 

요절한 스타의 팬이 되어 보세요

 

죽음에 임박했을 때 그를 만난다는 설렘에 두렵지 않을거예요

 

요절한 스타의 팬이 되어 보세요

 

당신에게 완전 무결한 사랑을 다시 찾아 줄 거예요

 

요절한 스타의 팬이 되어 보세요

 

요절한 스타의 팬이 되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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謹弔

Pulmaya 사는이야기 2012. 11. 7. 11:42

아침부터 누구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는 문자가 온다. 사무실에 출근해보니 누구 부장 장모도 돌아가셨다고 한다. 오늘은 초상이 두군데서 났다. 지난주 누구 과장 장인도 돌아가시더니 이번 달은 월초부터 줄초상이야. 근데 어찌 다들 사위 명예퇴직 하는 거 알고 그렇게들 돌아가시는지. 우리 와이프 출산이 막달이라 저는 좀 가기 그래서요. 어른들도 가는거 아니라고 하시고요.. 야 그래도 들어가지는 않더라도 가긴 가야지. 그나저나 내일 인사개편 설명회는 어떡할거야. 뭐 사위는 상주도 아니고 그냥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데. 그래도 발인이 금요일 새벽인데 왔다 가라하기 좀 그렇잖아요.

 

 

딱 사 년 전 이맘때 시아준수를 좋아하던 윤정이 언니가 거짓말처럼 죽었다. 죽기 보름 전부터 00언니는 윤정이 언니가 많이 아파서 중환자실에 있다며 병문안 한 번 가야하지 않겠냐고 최소 세 번은 물었던 것 같은데. 그땐 등신같이 잘 알지도 못하고 중환자실에 있으면 면회하기 어렵다던데 그냥 좀 호전되서 일반실로 옮기면 한 번 보러 가자 했고.

 

병문안의 기회는 오지 않았다.

나는 싸대기를 한 대 심하게 얻어맞은 것처럼 언니의 자극적인 목소리와 섹시한 미소에 구타당했고 우리의 사이가 깊지 않았던 탓인지 화장터까지 따라 갔는데도 눈물도 펑펑 나오지 않았다.

 

죽은 사람은 하나였는데 우리는 둘을 잃었다. 뱃속의 아이가 축복이 아니라 짐이 될 수도 있다는걸 처음 알았고 온몸에 서늘하게 소름이 쫙 끼쳤다.  

 

 

아니 지병이 있으셨나 어찌 그리 돌아가셨대. 당뇨가 있으셨대요. 15년 정도 됐는데 합병증이 왔나봐요. 아니 우리 엄마는 당뇨병 앓은지 20년이 넘었는데. 이제 일흔 조금 넘으셨는데 한 두 달 반 석 달 반 정도부터 안좋으시더니 한 달 전부터는 앉지도 못하셨대요. 그러니까 우리 엄마도 당뇨 20년 앓았는데 팔십넷이 넘었는데 아무렇지도 않다니까.

 

 

 

 

오늘 立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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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maya 사는이야기 2012. 10. 23. 10:00

큰 창으로 비스듬히 들어오는 햇빛 한 줄기 옆에 두고 아담한 나무 한 그루가 따뜻한 차 한 잔 마시고 있다.

 

오늘같이 코끝이 찡, 이마가 톡- 시린 싸늘한 날씨에 까칠한 바람 피할 곳 있어 얼마나 다행이냐.

 

 

한 때는 들개처럼 싸돌아 다니며 아무데나 침을 뱉고 훌쩍이다 컥컥 콧물을 들이마시고 그러다 제 분을 못이겨 주저 앉아버린 적도 있었는데.

그래도 말라죽지 않고 척박한 시절을 지나왔으니 대견하지 않으냐. 

 

이제 곧 겨울이 오니 동면에 들어갈 채비를 하는 짐승처럼 세상 모든 것에 신중하고 조심해야 할 때-

 

봄이 오면 분명 새로 잎을 틔우리라.

야들야들하고 여리여리한 밝은 연두빛 고운 잎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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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살 만큼 부자 사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남 좋은 일에 겉으로는 웃으면서 내심 속이 꼴리는 못난 내 심사가 영 마뜩잖았다.

부러움과 시기, 질투로 가득 찬 내 스스로의 별 볼 일 없음과 대면했던 순간들이 태풍과 함께 슬라이드 사진처럼 샤샤샥 지나가면서 비로소 '해방감'이란 것을 맛보는 그야말로 폭풍성장 아니, 태풍성장의 시기.

모처럼 비 갠 밤하늘에는 그 어느 때보다 별님이 영롱하고, 나 역시 흑막을 덮어 쓰고 쑥쑥 키자랑을 하는 노오란 콩나물처럼 훌쩍 자라있을 내일이 기다려진다.

찬바람이 불면 좋은 일들이 생길 거라는 막연한 낙관을 가지며, 하루 이틀쯤은 믿고싶은 것을 믿고자 하는 속물이 되어도 좋겠다.

스물에서 서른으로 넘어오는 통과의례의 종착역을 알리는 기관사의 낮은 음성이 들려온다.

"이번 정차할 역은 우리 열차의 마지막 역인 '서른', '서른'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당신이 원하는 문입니다. 남겨 두실 상처와 아픈 기억은 두고가셔도 괜찮습니다. 두고 내리시는 개념없이 한 분도 빠짐없이 내리시기 바랍니다. 우리 열차는 차고로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열차입니다. '어른'행 열차를 타실 분은 이번 역에 내리셔서 다음 열차로 갈아타 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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