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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여행을 떠나야 하는 때가 온다. 시기와 목적지 기간은 다를지라도 누구에게나 그 시점이 도달한다는 것은 금방 닦아놓은 가게집 유리창처럼 분명하고 명확하다. 한 번 제대로 잘 다녀온 여행은 그 이전과 이후 여행자의 삶에 단단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 기간과 비용대비 기대효과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나의 경우에 여행은 환상을 가지고 떠나서 돌아올때는 그 환상을 일상의 에너지로 바꾸어야만 효과가 있다고 믿는데, 여행에서의 황홀감과 낯설음을 다녀온 이후에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현실을 사는게 고달퍼 진다. 떠날때의 설렘과 즐거움이 돌아올때는 추억으로 바뀌어 있어야만 현실세계에서는 쓸모가 있고 언제 다시 떠나게 될 지 모르는 다음 여행의 노자돈이 될 것이다.

 

지금 현재 나에게 있어서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를 꼽으라면 불행하게도 '없다'고 대답할 것 같다.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보석처럼 반짝거렸던 파리 여행은 한발짝 뒷골목으로만 접어들면 우중충하고 퀘퀘한 오줌지린내로 변해버렸고 하루 종일 서서 보아도 끝을 보지 못했던 미술관과 박물관 관람은 그 분야에 문외한이었던 내 자신을 별 볼일 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여행에도 공부가 필요했다. 떠나기 전에 충분히 공부해야 한다.

 

이번에는 방향을 바꿔서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했던 히말라야는 여전히 선명한 총천연색으로 내 몸과 마음을 지배한다. 그러나 장기간의 체류는 생활이 되고 현실이 되면서 그렇게 선명했던 이미지를 퇴색시켜 버리기 모자람이 없었다. 어느 곳이든 너무 오래 있지는 말 것. 아쉬움이 있을 때 애틋함도 남는 법이다.

 

그 외에도 중국 대륙의 거대함은 시작도 하기 전에 사람을 좀 질리게 만드는 편이었고, 어디를 가나 사람들에게 치일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때문에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지나간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체력이 소모된다.

 

그럼에도 그 곳이 어디든간에 한 번쯤은 가 볼 가치가 있다는 것. '한 번 쯤'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난 앞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되도록이면 국내 어느 곳에 자가 운전을 해서 다녀오고 싶다. 내 입맛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우리 음식을 먹고 우연히 들른 그곳이 마음에 들었다면 하루 이틀쯤 더 머물러도 좋을 그런 여행을 하고 싶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너무도 많고, 충주, 제주, 동해안은 다시 가도 여전히 좋을 것이며, 정말 기회가 된다면 남도 여행을 꼭 추진해볼 계획이다. 여자 혼자 여행을 가려면 운전도 할 수 있는게 좋고 여행경비도 충분히 마련해 놓는 것이 좋다.

 

떠나기 전에는 충분히 오랜 시간 그 곳에 대한 환상을 키우는 게 좋다. 짧게는 반년, 길게는 수 년이 걸려도 무방하다. 그리고 떠날 수 있는 시점이 오면 마음을 굳게 먹고 신속하게 움직이도록. 동행이 많은 것의 유리함은 아직 잘 모르겠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 떠날바에는 혼자 가는 것이 훨씬 더 감흥이 클 것이라는 것. 그래도 마음 맞는 사람을 찾아 함께 가는 것이 훨씬 더 좋다는 것. 이정도까지만 얘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생전 처음 가는 곳이라도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니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크게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하면 웬만한 일은 해결할 수 있다. 그렇다고 영 방심하는 것도 금물이다.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미리 알려줄 수 없고, 참고 자료를 미리 보고 갔더라도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는 것은 내 능력치 밖의 일이니 그냥 자기 중심을 잘 잡고 있는게 가장 중요하다.

 

해외에 나갈때는 여권을 잘 챙기고 국내에서도 웬만하면 신분증은 가지고 다닐 것. 날씨는 미리 잘 알아보고 가고 현지 비용이 정 부족해서 식당에 들어가지 못할 것 같으면 그냥 며칠은 과자를 먹더라도 입장료를 아끼지는 말 것. 아프면 평소에도 고생이지만 여행가서는 더 고생이니 적당히 긴장해서 아프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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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Pulmaya 백과사전 2012. 12. 21. 08:56
물오징어로 만든 요리(두루치기, 국, 찌개 등)는 전자레인지에 데워먹지 말 것.
해보니 오징어가 터진다. 퍽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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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갔다고 치자. 예를 들어 2012년 초의 네팔이라고 하자. 산업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개발이 덜 되어 있다. 전기는 하루에 네다섯시간 정도 들어온다. 여권 복사본이 필요한데, 전기가 없어서 복사기를 쓸 수 있는 곳이 어디에도 없다. 어떻게 할 것인가?
: 그 근방에서 가장 고급 호텔에 들어간다. 호텔은 철저히 서비스 업종이기때문에 웬만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만약 관공서를 찾아갔다면 너는 복사는 커녕 그들의 미온적 태도에 화만 났을 것이다. 외국인으로서 여행자로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최고급 호텔로 들어가라. 네가 원하는 웬만한 것은 얻을 수 있을 것이며, 때로는 비용이 더 적게 들 수도 있다.

-낯선 동네에 갔는데 목적지를 찾지 못할 때에는 가까운 부동산에 들어가라. 괜히 길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봤자 나처럼 낯선 곳에 온 사람이거나 자기 동네라도 자기 집 외에는 관심없는 사람이 대다수이다. 이제는 세상이 좋아져서 걸어다니면서도 지도 검색이 가능하니 지도 읽는 법을 잘 알아두자.

-새로 이사간 동네에서 미용실 고르는 법 : 동네마다 널린게 미용실인데 어떤 미용실을 가야 할까.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미용실을 관찰한다. 낮시간이나 저녁시간 주말 오전까지 충분히 관찰한 후 평균적으로 사람이 가장 많은 곳에 가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 만약 시간을 두고 관찰했는데도 찾지 못하겠다면 그냥 예전 동네 다니던 미용실에 가라. 머리를 할 때는 절대 무모한 도전은 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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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씨

Pulmaya 백과사전 2012. 11. 23. 17:29

어떤 분야에서 평생을 가고자 한다면 그 분야에서 솜씨있는 사람이 되라.

최소 100일은 해봐야 이 일이 나랑 맞는지 안맞는지 알 수 있다.

100일이 지나도 확신이 안서면 과감하게 중단하고 다른 길을 찾아라.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불타오르는 욕망과 의지가 없다면 좋아하는 것은 취미로, 잘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것이 좋다.

잘하면 솜씨가 좋고, 솜씨가 좋으면 자신감이 생겨서 다른 일에도 도전하고 싶어진다.

 

모든 일이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의지-자신감-필요-스킬의 순으로 추동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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