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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 술이 되고 싶습니다.

말갛고 은은한, 투명한 갈빛의

한 잔 술이 되고 싶습니다.

따뜻한 봄날, 아직은 쌀쌀한 저녁

하루일과로 지친 당신의 입술을 촉촉히 적셔주던

깨끗하고 달달한 청명주도 좋고,

무더운 여름 저녁 찌부둥한 더위를 날려줄 500씨씨 맥주도 그럴듯 하겠지요.

모처럼만의 산행길, 뜨거운 땀방울을 식혀줄 얼음막걸리도 흔쾌합니다.

무슨 일로 마음이 괴로운날 신속하게 넘어갈 소주도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한 잔 술이 되어 당신의 세 손가락 안에 잠시 자리잡았다가,

입술을 스치고,

감미롭게 미각을 자극한 후에,

혈관을 타고 온 몸으로 확산되다면!





혹시라도 한 잔 술로 만나게 되면, 맛있다-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아- 요놈의 술, 얄미워 죽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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