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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닥 담배가 되고 싶습니다.

남들이 아무리 음해하고 험담을 늘어 놓아도

당신의 손에 간간히 들려 있는 담배가 되고 싶습니다.



이른 아침 출근 길,

아직은 무거운 눈꺼풀 척, 하고 들어올릴 기상 담배도 좋고,

햇살 따가운 점심식사 밥 한그릇 뚝딱 잡순후에,

느긋한 포만감 함께 즐길 식후 담배도 환영합니다.


지긋한 회의,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5분을 10분의 가치로 상승시킬 막간 담배도 그럴듯 하고요,

왁자지껄한 술자리,

여러 사람과 함께 고충을 나눌 위로의 담배도 흔쾌합니다.



집으로 향하는 퇴근길,

제 한몸 불붙여 빠알간 정수리 앞세워 당신의 앞길 밝히는 귀가담배도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한가닥 탑탑한 담배가 되어,

당신의 두 손가락 사이에 가볍게 안착한 후에,

살짝살짝 입술을 스치고,

가장 깊은 호흡으로 스며들어가 폐부 깊숙히 통과하여,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확산된다면!



아, 당신의 건강을 염려하여 저는 백익무해한 담배가 될 것을 약속합니다.

아- 요놈의 담배, 얄미워 죽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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