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다. 기다렸던 겨울이다.

일은 여전히 바빴고, 사무실을 그만 둘 준비로 더 바빴다.

 

논문을 쓰기로 확정했다.

주제를 잡고, 목차까지는 겨우 짰다. 여러 사람의 머리와 손을 빌려서 내것으로 만들어 갔다.

 

생활은 아직 단정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참, 노트북을 새로 마련했다. 논문 쓰려면 기존의 노트북으로는 아무래도 버거울 듯 하여 새로 장만했는데, 크기와 무게가 늘어나다 보니 가지고 다니는게 좀 버겁다.

곧 있으면 거처도 없어지니 한동안 장돌뱅이 신세가 되겠지만, 중심을 잘 잡고 꿋꿋하게 해나가야겠지.

 

4학기가 끝났다. 이번 학기도 만족감보단 아쉬움이 많았지만...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시간은 가고 일정은 일정대로 진행이 된다. 열심히 논문을 쓰면 내년 여름에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정화가 서울로 오게 되어 바라던대로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더 위로를 받은 것도 크다.

함께하면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도 조금 채워졌다.

도서정가제 실행때문에 계획에 없던 도서구매가 많았다. 사놓고 다 읽지 못한 책이 산더미다. 죽기 전에 꼭 다 읽어야지.

 

12월 19일 역사적인 사건으로 나의 20대의 공든 탑이 무너졌다.

젠가를 조심히 쌓아올리다가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 옆테이블의 고약한 누군가가 툭 쳐서 무너뜨린 기분이랄까. 일시적으로 상심했고 울컥했지만 사람들이 다 살아 있으니 처음부터 차근차근 다시 쌓아 올려야하겠지.

내 실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 분노는 좋은 에너지원이지만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결국 실력 뿐.

굴복하지 않는다. 실력양성론이 아니고, 도광양회 하는 것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의리를 지킬 것이다.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하는 것은 결국 손을 놓아버리면 그만인 것이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다 할 이벤트 없이 연말은 마무리되고, 훌쩍 2015년으로 넘어왔다.

 

양뿔처럼 단단하고 내실있는 사람이 되자.

양털처럼 따뜻한 사람이 되자.

산양의 발굽처럼 험준한 산비탈도 끄떡없이 오르는 사람이 되자.

 

현재를 충실히 살고 내일을 준비하고 미래를 도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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