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빨리 끝났고, 여름은 훌쩍 찾아와 생각보다 기승을 부리지 않고 사람의 진을 뺀다. 그래도 그 어느 계절 하나 지겨웠던 적은 없다. 지겨움이라는 것은 어서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포하지만 어느 하나의 계절이 끝나버리면 그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계절이 끝나면서 나이도 조금씩 먹으니 계절이 지겨웠던 적은 없다.

 

너무나도 지루해진 일상, 출근, 무미건조, 시시껄렁, 영혼없는 인간들, 생기없는 공기, 답답함.

 

잠시 머무르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평생을 이렇게 산다면 아마 정신병에 걸릴지도 모르겠다.

 

머리가 좋지 않은 사람들과의 업무, 의사소통. 예전에도 경험해보았지만 고쳐줄 수 없는 부분이다. 아무리 자세히 설명해도 본인이 이해를 하려는 의지가 없으면 어떠한 수고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좀더 잘난 인간들 속에서 일상을 보내고싶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보고싶었던 사람들을 만나고. 돈은 좀 과하게 쓰고, 더 벌지는 못하고.

 

아침에 출근해서 자리에 앉으면 그때부터 발끝부터 시작하여 목덜미까지 슬금슬금 곰팡이가 피어 오르는 느낌이다. 우중충하고 구질구질하고 허름한 느낌. 유쾌하지 않다.

하루종일 서로 말도 몇마디 하지 않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동태눈을 하고서는 우물우물 무언가 음식물을 씹어삼키고는 시시껄렁한 연예계 이야기를 한다. 산뜻하지 못하다.

 

다음 옮길 대책을 세워서 움직이는 것이 마땅하나, 오래 머무르지는 않으리라. 그래도 따지고 보면 작년 연말의 그 힘든 곳 보다는 오래 다녔다. 나의 활력이 퇴색되지 않는 곳으로 가고싶다. 아직은 한창 일할 나이. 몸을 아끼지 말자.

 

답답한 것들 갑갑한 것들 모두 치워버리고 붕붕 날라다녀도 성에 차지 않을 판에 이건 뭐 밍기적밍기적 동태눈을 하고서는 원......

 

어서 여름이 무르익고 날라다니련다. 비가 쏟아져도 물이나 듬뿍 먹는다 생각하자 큰 나무처럼.

 

여름이 지나면 또 쑥쑥 자라있겠지. 역시 이 계절도 지겹지 않다. 

 

 

5월 22일에는 하나뿐인 동생의 상견례가 있었다. 착한 내 동생. 새로 가정을 꾸리면 잘 살길 바란다. 철 없는 나랑 엄마는 걱정말고.

 

5월 13일에는 하루요 언니와 유꼬 언니와 함께 이화동 벽화마을을 돌고 명동에서 맛사지도 받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1년에 한 번씩 오는 언니들 덕분에 관광객 코스플레도 재미있다.

 

그래도 상반기에 몰아서 영화를 3편을 봤네. 캡틴 아메리카, 미 비포 유, 정글북

 

유명한 아가씨와 곡성은 보지 않았다. 내 취향이 아니므로 패스

 

또 뭘했지?

 

음 정아씨도 만나고 그것도 상반기에 두 번이나!

승제선배도 논문 심사 앞두고 맛난거 묵고 으쌰으쌰 했고

기타 생면부지의 못생긴 남자도 두어명 만난듯. 언제까지 이런 불필요한 짓을 해야 하는 것일까.

 

임진영이 다리를 다쳤다!!! 맞네, 이게 젤 비상사태였지.

 

6월 7일 새벽 임진영이 나랑 웨이신으로 얘기를 하다가 계단에서 굴러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반깁스를 했다.

6월 8일 비행기로 한국에 올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연태로 회항, 1박 후 9일 아침 인천으로 들어옴. 바로 병원가서 엑스레이 찍고 뼈에 문제 없다고 하고 인대를 많이 상했고 반깁스를 하고.... 12일 출국하는데 저녁에 공항에서 잠깐 봄. 샌드위치와 잠바주스 맛없는 키위주스와 크로와상을 사줌.

 

그래. 이게 젤 주요 사건사고였다.

 

빨리나아라 진영아. 내가 잘못했어. 밤에는 메시지 안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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